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스포츠 축구·해외리그

바둑두다 뽑혔다던 그, 한국축구 전설

등록 2011-01-31 18:58

11년전 허정무 감독 발탁
‘히딩크의 수제자’ 급성장

3번 월드컵서 1골씩 넣어
A매치 100경기 13골 기록
명지대 시절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무명 수비수이던 박지성. 1999년 허정무 감독이 그를 국가대표팀에 발탁할 때만 해도, 장차 그가 한국 축구의 ‘캡틴’으로 성장할 것이라 예상한 이는 없었다. 좋은 체격조건을 갖춘 재목감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탁월한 기술의 보유자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허 감독이 당시 김희태 명지대 감독과 바둑을 두다가 뽑았다는 비판까지 나돌 정도였다. 당시에는 이천수를 비롯해 좌 영표(이영표)-우 진섭(박진섭), 고종수 등 난다 긴다 하는 스타들이 즐비했다.

중·고 시절 엘리트 코스를 밟지 못한 박지성은 2000년 4월5일 서울 동대문운동장에서 열린 ‘2000 레바논 아시안컵’ 예선 라오스와의 1차전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이어 6월7일 이란 테헤란에서 열린 ‘엘지(LG)컵 4개국 친선대회’ 마케도니아와 경기에서는 A매치 데뷔골을 터뜨렸다.

국가대표로 화려한 빛을 발한 것은, 2002 한·일월드컵 본선 때였다. 6월12일 인천 문학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포르투갈과의 조별리그 최종 3차전에서 천금 같은 결승골을 터뜨려 히딩크호가 2승1무로 16강에 오르는 데 견인차가 된 것이다. 후반 25분 이영표가 상대 진영 왼쪽에서 길게 띄워준 공을 골지역 오른쪽에서 가슴으로 받은 박지성이 세르지우 콘세이상을 제치고 통렬한 왼발슛으로 골문을 가른 장면은, 지금도 축구팬들의 뇌리에 생생하다. 그는 월드컵 본선에서 골을 넣은 최연소 한국 선수라는 기록도 남겼다.

당시 거스 히딩크 축구대표팀 감독의 총애를 받은 그는 이후 2003년 히딩크 감독의 페에스베(PSV)에인트호번으로 이적하면서 축구인생의 전기를 마련했다. 이어 AC밀란과의 챔피언스리그 4강전 안방경기에서 인상적인 골을 넣으며 앨릭스 퍼거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의 눈에 띄어 2005년 7월 맨유에 입단하게 됐다.

박지성은 2006 독일월드컵 본선 조별리그 프랑스와의 2차전에서 0-1로 뒤지던 막판 동점골을 터뜨렸고, 2010년 남아공월드컵 본선 그리스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는 상대 수비수의 패스를 가로채 2-0 쐐기골을 넣으며 한국팀의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 쾌거에도 큰 몫을 했다.

아시아 선수는 처음으로 3회 연속 월드컵 본선 득점기록도 세웠다. 박지성은 11년 남짓 국가대표로 뛰면서 ‘A매치 100경기 13골’로 마무리했다. 이번 아시안컵에서는 한 골도 못 넣었지만, 센추리클럽 가입의 영예도 안았다.

박지성이 조광래 감독 등 주위의 만류가 있었음에도 기어코 국가대표 은퇴를 공식 선언한 것은, 앞으로 몇 년이 될지 모를 축구인생을 고려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 ‘올인’하겠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다. 어느덧 30살을 넘긴 나이로 체력적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데다, 현재 무릎 상태로는 국가대표팀과 맨유를 오가는 이중생활을 더는 감당하기 힘들다는 판단 때문이다.

국가대표팀 차출 부담을 털어낸 박지성은 프리미어리그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등 유럽 무대에서 더욱 완숙해진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과제도 안게 됐다.


맨유 입단 6년 만인 2010~2011 시즌 개인 최다골인 시즌 6호골을 터뜨리며 자신의 건재를 과시했지만, 주전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했다고 볼 수 없다. 잉글랜드로 돌아가면 더욱 치열한 생존경쟁이 그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스포츠 많이 보는 기사

여자국수 김채영 9단, 박하민 9단과 결혼…12번째 프로기사 부부 1.

여자국수 김채영 9단, 박하민 9단과 결혼…12번째 프로기사 부부

파리 생제르맹·레알 마드리드, 챔피언스리그 PO 1차전 승리 2.

파리 생제르맹·레알 마드리드, 챔피언스리그 PO 1차전 승리

아깝게 메달 놓쳤지만…37살 이승훈, 역시 ‘한국 빙속 대들보’ 3.

아깝게 메달 놓쳤지만…37살 이승훈, 역시 ‘한국 빙속 대들보’

최성원과 차유람 앞세운 휴온스, 팀 리그 PO 기적의 막차 탈까? 4.

최성원과 차유람 앞세운 휴온스, 팀 리그 PO 기적의 막차 탈까?

한국 여자컬링, 일본 ‘완벽봉쇄’…2연승으로 1위 순항 5.

한국 여자컬링, 일본 ‘완벽봉쇄’…2연승으로 1위 순항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