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우가 5일 상주시민운동장에서 열린 2011 K리그 개막전에서 인천 유나이티드의 태클을 뛰어넘어 드리블하고 있다. 이날 김정우는 두 골을 폭발시키며 1만6000여 홈 관중에게 2-0 승리를 선사했다. 상주 상무 제공
‘2승1무’ 상주 돌풍 이끌어
초등학교 시절 공격 경험
조광래 “지켜보고 있다”
초등학교 시절 공격 경험
조광래 “지켜보고 있다”
“축구대표팀에서 최전방 스트라이커가 되려면 순간스피드가 빠르고 돌파력이 있어야 하는데, 그 점은 아직 부족한 것 같네요. 좀더 두고봐야죠.” K리그 2011 시즌 초반 수비형 미드필더에서 골잡이로 변신해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김정우(29·상주 상무)에 대한 조광래 축구대표팀 감독의 평가는 이랬다. “기본기나 축구에 대한 이해력이 좋고 영리하죠. 뛰어난 선수이기 때문에 소속팀에서 포지션에 변화를 준 것 같은데, 잘 소화해내고 있습니다.”
실제 이번 시즌 K리그 뚜껑을 열자, 신생팀 상주 상무에서 공격수로 변신한 김정우의 활약은 눈부실 정도다. 개막전부터 3경기 연속골을 터뜨리며 4골 1도움을 기록했다. 20일 성남 일화와의 원정경기에서는 후반 21반 장남석의 2-1 역전골을 도왔고, 2분 뒤에는 쐐기골까지 폭발시키며 팀의 3-2 승리에 견인차가 됐다.
이수철 상주 감독은 “지난해 말 훈련을 통해 김정우가 공격수로 충분한 자질이 있다는 판단을 하게 됐다”며 “신장이 커 제공권도 좋고 일대일 돌파력도 좋으며 아주 빠르지는 않지만 스피드가 있다”고 평가했다.
부평초등학교 때 공격수로 활약한 경험이 있는 김정우는 2003년 10월 처음 발탁된 축구대표팀에서는 수비형 미드필더로 활약해왔다. 허정무 감독의 대표팀 시절에는 부동의 수비형 미드필더로 기성용(셀틱)과 함께 대표팀 중원을 책임졌다. 2010 남아공월드컵 때 허정무호가 사상 첫 원정 16강 쾌거를 달성한 것도, 그가 수비 쪽에서 큰 버팀목이 돼 줬기 때문이다.
조광래 감독 체제에서도 그는 “공격수론 아직 부족하다”며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다. 그러나 그를 포워드로 발탁한 조광래 감독은 25일(밤 8시·서울월드컵경기장)로 예정된 온두라스와의 평가전 때는 “최전방공격수나 처진 스트라이커보다는 공격형 미드필더로 기용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구자철(볼프스부르크)이 오지 못하니 그 자리에 김정우를 써서 시험해볼 참입니다.”
신문선 해설위원은 “원래 공격수였던 김정우가 수비를 맡으면서 수비를 이용할 수 있는 능력도 얻게 됨으로써 공격수로도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 같다”며 “이제 그도 멀티플레이가 돼 조광래 감독의 옵션이 많아지게 됐다”고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
김정우는 A매치 경험도 60차례(4골)로 현 대표팀 멤버 중 가장 많아, 그의 경험이 조광래호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과거 공격수 출신인 박성화나 조영증, 최근엔 이정수가 수비로 변신해 대표팀에서 성공을 거둔 적이 있으나, 김정우 같은 경우는 거의 없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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