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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축구·해외리그

‘지능·패스력·수비력’ 하나만 없어도 탈락

등록 2011-03-27 20:43

온두라스전 대승 뒤에도 “아직 세밀함 부족” 질타
덩치보다는 ‘머리’ 우선…수비 땐 ‘빠른 복귀’ 강조
‘3필 축구’ 부르짖는 조광래

‘속도와의 전쟁’을 선포한 조광래 축구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3가지 조건을 필수적으로 충족해야 한다. 영리한 플레이를 할 수 있는 축구지능과 패스력, 그리고 수비력이다. 이른바 3필(必)축구다. 아무리 출중한 개인기를 가지고 있더라도, 이 중 한가지라도 미흡하면 주전으로 뛸 수 없다. 조 감독의 ‘애제자’ 윤빛가람(21·경남FC)이 대표팀에서 주전으로 뛸 수 없는 것은 걸출한 선배들에게 밀리기도 하지만, 수비 가담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축구대표팀은 2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중미 강호 온두라스와의 평가전에서 4-0 완승을 거두면서 한층 스피드업됐음을 보여줬다. 지난해 8월 사령탑 부임 이후 12경기 7승4무1패로 순항하고 있는 조광래 감독 축구는 한마디로 지능+패스+수비력=속도로 공식화할 수 있다.

조 감독은 이날 완승에도 “아직도 미드필드에서 세밀한 패스플레이가 부족하다”며 선수들을 질타한다. 26일 파주 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열린 대구FC와의 연습경기(2-0) 뒤에는 “양쪽 풀백과 중앙수비 자리에 영리한 선수가 더 필요하다”며 이날 주전으로 뛴 백업 멤버들에게 불만스러움까지 나타냈다.

■ 축구는 머리로 한다 조 감독은 ‘축구는 발이 아니라 머리로 한다’는 격언의 신봉자다. 축구대표팀은 그동안 체격이 큰 선수들을 선호하는 추세였다. 하지만 조 감독 부임 이후엔 덩치보다는 머리가 우선시되고 있다.

온두라스와 평가전 때 기존 박지성 포지션인 왼쪽 미드필더로 나간 김보경(22·세레소 오사카)은 1m78, 73㎏으로 덩치가 크지는 않다. 하지만 이날 그는 빠르고 영리한 플레이로 상대 측면을 효과적으로 파고들며 합격점을 받았다. 오른쪽 풀백으로 출장한 조영철(22·알비렉스 니가타)도 역시 마찬가지였다. 조 감독은 경기중 두 손으로 머리를 가리키는 경우가 많다. 집중하라는 것이다.

■ 패스가 안 되면 아웃이다 지난해 8월 나이지리아와의 평가전 때 혜성처럼 등장한 윤빛가람은, 조 감독이 미드필드 패스 플레이를 중시한다는 표시였다. 이어 9월 이란과의 평가전 때 김정우(29·상주 상무)는 후반 투입됐지만 21분 만에 다시 교체돼 나오는 수모를 당했다. 패스가 잘 안 되자 이에 격노한 조 감독이 빼 버린 것이다.


그러나 이번 온두라스와의 평가전에 뽑혀 공격형 미드필더로 새롭게 출발한 김정우는 몸을 아끼지 않는 수비와 멋진 패스를 선보인 것도 모자라 팀의 두번째골까지 성공시키며 조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특히 이날 초반 이청용(23·볼턴 원더러스)의 네차례 결정적인 슛 기회 가운데 3번씩이나 만들어주면서 팀의 활력소가 됐다.

■ 공격은 기본, 수비는 필수 조광래 감독 부임 이후 등장한 팀 훈련의 하나가 있다. 그라운드에서 공수 대형으로 늘어선 선수 전원이, 공을 가지고 움직이는 코치를 따라 대륙판이 이동하듯 함께 따라가야 하는 것이다. 집중력과 상대 압박을 강조한 훈련이다.

조 감독은 경기중 손으로 풍차를 돌리듯 크게 원을 그리며 지휘를 한다. 공격 땐 수비들에게 공격 전선으로 빨리 뛰어가라는 뜻이고, 상대 역습 땐 빨리 복귀하라는 의미다. 중앙수비수 황재원(30·수원 삼성)은 “어떨 때는 숨이 턱밑까지 차오른다. 그런데도 신기한 것은 그렇게 뛰어도 된다는 사실이다”고 했다.

구수한 진주 사투리에 서글서글한 웃음에 유하게만 보이는 조 감독. 하지만 ‘독일병정’, ‘조깜’(조 감독)으로 불리듯 그라운드에서의 불같은 승부욕이 대표팀을 개조하고 있다. 신문선 명지대 기록정보전문과학대학원 교수는 “대표팀의 축구 문화가 바뀌면서 K리그도 빨라지고, 심지어 조기축구회도 패스 바람이 불고 있다”고 했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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