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거슨 감독의 상상밖 용병술
9년만에 첼시 안방서 승리
지성, 후반 공수연결 역할
퍼거슨 “환상적 선수” 극찬
바르샤, 샤흐타르 5-1 대파
지성, 후반 공수연결 역할
퍼거슨 “환상적 선수” 극찬
바르샤, 샤흐타르 5-1 대파
첼시의 홈인 런던 원정에서 9년 만에 짜릿한 승리(1-0)를 일궈낸 앨릭스 퍼거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70). 그는 경기 뒤 공식 인터뷰에서 “전체적으로 이번 경기는 영리한 미드필더의 문제였다. 대부분의 시간, 우리가 미드필드를 지배했다”고 승인을 분석했다.
■ 박지성 극찬 그러면서 그는 이날 전반에 왼쪽 미드필더, 후반엔 중앙 미드필더로 나서 활발한 움직임으로 중원에서부터 상대 공격을 차단하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운 박지성(30)에 대해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전술적으로 환상적인 선수다. 우리 팀의 방식을 잘 이해하고 있다. 첼시는 미드필더가 많다. 우리 팀은 영리하게 이에 대처해야 했는데, 그게 바로 내가 박지성을 이번 경기에 기용한 이유다.”
7일(이하 한국시각) 영국 런던 스탬퍼드 브리지에서 열린 2010~2011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 맨유 승리의 원동력은 △퍼거슨 감독의 상대 허를 찌르는 용병술 △‘챔피언스리그의 사나이’ 박지성의 중원에서의 맹활약 △웨인 루니의 골결정력 등 3가지로 분석할 수 있다. 2002년 4월 이후 첼시 원정 승리로 맨유는 4강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으며, 13일(새벽 3시45분)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리는 안방 2차전을 덜 부담스럽게 치르게 됐다.
■ 명장의 용병술 축구 전문가들은 맨유의 이번 승리 요인으로 무엇보다 퍼거슨 감독의 용병술을 꼽았다. 퍼거슨 감독은 이날 전반엔 오른쪽 풀백으로 하파에우(라파엘)를 기용했으나 후반 들어 첼시 골잡이 디디에 드로그바와의 충돌 부상으로 못 뛰게 되자, 오른쪽 미드필더 안토니오 발렌시아를 그의 대타로 깜짝 기용했고, 발렌시아 자리에는 루이스 나니를 투입했다. 발빠르고 개인기가 좋은 발렌시아의 포지션 이동은 성공적이었다.
퍼거슨 감독은 원정경기에서 승리보다는 실점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활동량과 수비력이 좋은 박지성을 전반엔 왼쪽 미드필더로 썼다가, 후반엔 중앙에 배치에 수비에 치중하도록 했는데, 박지성은 감독의 기대에 100% 이상 부응했다.
박문성 <에스비에스>(SBS) 해설위원은 “지난주 웨스트햄과의 프리미어리그 원정경기에서도 퍼거슨 감독은 0-2로 뒤지자, 왼쪽풀백 파트리스 에브라를 빼고 최전방 공격수 치차리토를 투입하는 과감한 용병술을 기용한 바 있다”며 “라이언 긱스가 에브라 자리에 들어가는 상상치 못한 용병술로 4-2 역전승을 거둘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그는 “맨파워 면에서 맨시티 등에 비해 압도적이 아니면서도 이번 시즌 맨유가 리그 선두를 달리는 것은 바로 퍼거슨 감독의 이런 혁혁한 공 때문”이라고 했다.
서형욱 <엠비시>(MBC) 해설위원도 “발렌시아를 수비로 내린 것은, 풀백 자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내린 변칙전술로 상대의 허를 완전히 찌르는 것”이라며 “박지성을 중앙에 기용한 것도 공수연결과 백업이 좋기 때문으로 퍼거슨 감독의 용병술은 정말 대단하다”고 했다.
■ FC바르셀로나 “샤흐타르쯤이야” FC바르셀로나는 이날 캄프누에서 열린 샤흐타르(우크라이나)와의 8강 안방 1차전에서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다니 알베스, 헤라르드 피케, 케이타, 사비의 골이 폭발하며 5-1 대승을 거뒀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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