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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는 불량품이 아닙니다

등록 2011-04-27 19:50

김경무 기자
김경무 기자
[김경무 기자의 무회전킥]

지난주 칼럼을 통해 ‘불량품을 살 수는 없지 않은가’라는 제목으로 K리그 공급자 집단에 대한 비판을 제기한 바 있습니다. 이 칼럼이 나간 뒤 몇몇 독자들로부터 항의 메일을 받았습니다. 한 독자는 ‘분’이 안 풀렸는지 회사로 전화까지 걸어 따져 물었습니다. “K리그가 왜 불량품인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한 것은 모르는가? 이건 언론의 K리그 죽이기다.” 대략 그런 내용이었는데, 당혹스러웠습니다.

또 다른 독자는 메일을 통해 “유럽축구와 K리그를 함께 좋아하는 축구팬으로 문제의식에 동감한다”고 전제한 뒤 구체적 이유를 나열하면서 “기자의 개인적 편견이 아닌가”라고 정중하게 답을 요하기도 했습니다. “K리그는 충분히 상품성을 갖췄고 훌륭한 리그다. 문제는 K리그 팀을 ‘내 팀’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적다”라는 글도 올라왔습니다. 글쓴이는 K리그 팀을 내팀이라고 생각하는 팬들이 적은 이유로 △상대적으로 다른 나라들에 비해 국민통합이 잘 돼 있고, 지역 정체성보다는 국가 정체성을 더 우선시하도록 교육받은 것 △지역감정을 활용할 기회를 프로야구에 선점당한 것 △축구가 프로리그보단 국가대항전이 먼저 생기고 인기를 끌었다는 점 △프로축구 초창기인 1980년대에 지역연고를 굳히지 못하고 시간을 허비한 점 등으로 꼽았습니다. 이런 주장은 설득력이 있어 보입니다.

애정을 보여달라는 지적도 있었습니다. “현재 K리그는 1990년대 중반에 지역연고를 확실히 하기 위해 노력했다. 서포터스 문화가 생긴 이후로 많은 열성팬을 확보했으며, 2000년대 들어서 FC서울이 열성팬뿐만 아니라 일반팬의 눈높이에 맞춘 여러 마케팅을 선보여 좋은 성과를 올리고 있다. K리그를 ‘불량품’이라 한마디로 일축하지 마시고, 좀더 그 내면에 있는 이유를 분석하고 해법을 모색하는 기사도 함께 쓰면 좋겠다.”

이아무개 팬은 K리그 수요자인 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명품축구를 만드는 것도 관중이고, 명품리그를 만드는 것도 관중이고, 메시나 호날두 같은 스타를 만드는 것도 관중이다. 경기력이 좋아서 관중이 몰리는 것이 아니다. 관중이 몰리다 보니 경기력이 올라가는 것이다. 프리메라리가, 세리에A, 분데스리가가 처음부터 명품리그가 아니다. 관중과 팬들이 끊임없이 돈을 소비하고 매스컴이 집중을 하고 이런 순환관계가 지속되니 그러한 결과로 명문팀이, 명문리그가 탄생하는 것이다. 축구 수준은 관중 동원에 그리 중요한 요소가 아니다. 오히려 축구문화가 관중 동원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한국인의 축구문화에 대해서 글 좀 써달라.”

참으로 뜨거운 반응입니다. 지난번 칼럼의 의도는 무사 안일주의에 빠진 K리그 관계자들을 비판하기 위함이었음을 거듭 밝힙니다. K리그가 불량품이라고 규정하지도 않았습니다. 독자의 지적대로 K리그 발전을 위해서는 팬들의 사랑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데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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