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팀 경기기록
후반 9분 벼락 결승골…바르사 챔스 4번째 우승
12골로 득점왕…“지구상에 단 한번 뿐인 선수”
12골로 득점왕…“지구상에 단 한번 뿐인 선수”
지구상에 ‘단 한번뿐’(one-off)의 축구천재라는 리오넬 메시(24·FC바르셀로나). 그와 동시대를 산다는 것은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가린샤, 에우제비우, 펠레, 디에고 마라도나, 지네딘 지단, 호나우두…. 한 세기를 넘기는 동안 ‘야성’의 축구를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린 스타들은 많았다. 하지만 1년에 4㎝밖에 자라지 않는 성장 장애를 겪었던 1m69의 단신 메시만큼 독특한 선수는 없다. 현란하고 폭발적인 드리블 하나로 당대 최고의 왕별로 우뚝 선 메시 앞에 나머지 선수들은 별똥별일 뿐이다.
■ 벼락같은 결승골 29일 새벽(한국시각)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FC바르셀로나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2010~2011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은, 그가 왜 당대 최고인가를 새삼 확인시켜주는 무대였다. 바르사가 웨인 루니에게 1-1 동점골을 허용하며 쫓기는가 싶던 후반 9분, 메시는 천금 같은 결승골을 만들어내며 바르사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상대 중원에서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의 패스를 받은 메시는 아크 중앙까지 총알같이 공을 몰고 들어가다 상대 수비수 리오 퍼디낸드와 네마냐 비디치에게 발 쓸 틈도 주지 않고 강한 왼발 원바운드슛으로 골문 오른쪽을 갈랐다. 이 골로 ‘맨 오브 더 매치’로도 선정됐다.
■ 바르사 핵융합의 중심 메시는 공격 중앙에서 적진을 쑥대밭으로 만들며 좌우측면의 페드로(전반 27분)-다비드 비야(후반27분) 등과 함께 공격 3인방의 위력을 융합해냈다. 2008~2009 시즌 이후 2년 만에, 통산 4번째로 우승트로피 ‘빅이어’(Big Ear)를 들어올린 바르사의 힘은 바로 메시의 존재였다. 축구종가의 성지 웸블리에서 1991~92 시즌에 이어 두번째 우승을 차지했고, 돈벼락도 불러왔다. 우승 상금 900만유로(138억원)에다, 본선(32강 조별리그)부터 결승까지 2260만유로(348억원)의 수당은 메시의 영양가를 입증한다. 중계권료와 티켓 판매수익 등에서 나오는 배당금(Market pool)은 우승 상금을 훨씬 뛰어넘는다.
■ 3시즌 연속 득점왕 경기 뒤 페프 과르디올라(40) 감독은 “메시는 내가 본 가장 훌륭한 선수다. 팀에 좋은 선수들이 있지만 메시가 없었다면 팀이 이렇게 결정적인 도약을 할 수 없었을 것이다”라며 공을 그에게 돌렸다. 그는 “메시는 독특하다. 단 한번뿐인 선수다”라고 했다.
적장인 앨릭스 퍼거슨(70) 맨유 감독은 “바르사 선수들은 패싱으로 우리 선수들의 넋을 완전히 빼놨다. 어느 누구도 우리를 그렇게 심하게 때린 적은 없다. 우리는 메시를 결코 제어할 수 없었다”라고 패배를 인정했다. 또 그는 “바르사는 감독으로서 만난 팀 중 최고”라고 치켜세웠다.
메시는 이번 챔피언스리그 13경기 12골로 3시즌 연속 득점왕에 올랐다. 또 정규리그 31골과 스페인국왕컵 7골, 슈퍼컵 3골 등을 합해 총 53골을 기록해 레알 마드리드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6)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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