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올림픽축구대표팀 감독(오른쪽)이 15일 경기 파주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배천석(숭실대) 선수한테 훈련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파주/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구자철 등 핵심 빠지고 K리그 선수도 오늘에야 합류
19·23일 요르단과 올림픽 예선…“모든게 어려운 상황”
19·23일 요르단과 올림픽 예선…“모든게 어려운 상황”
“지금은 모든 게 백지상태다. 뭐라고 얘기할 수 없다.”
홍명보(42) 올림픽축구대표팀(22살 이하) 감독은 원래 과묵한 스타일이지만, 대표팀 공식 소집을 하루 앞두고 15일 오전 경기도 파주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가진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는 더욱 말을 아꼈다. 2012 런던올림픽으로 가기 위한 아시아 예선 첫 출격을 앞두고 고민이 많은 것 같았다. 선수 소집에 큰 어려움을 겪어 자신의 뜻을 제대로 펼 수 없는 처지 때문인지, 뭐하나 딱 부러진 답을 내놓지 않았다.
■ 답답은 하지만… 구자철(볼프스부르크) 김보경(세레소 오사카) 등 공격의 핵이 소속 구단 비협조로 합류하지 않았다. 답답하지 않느냐는 물음에, “그런 면도 없지 않아 있다. 그러나 그건 내부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다”고 받아 넘겼다. 그러면서 “모든 게 어려운 상황이지만 성공의 에너지로 만들고 싶다”고 의연함을 보였다.
홍 감독은 19일(오후 3시·서울월드컵경기장) 중동의 ‘복병’ 요르단과 올림픽 아시아 2차 예선을 치른다. 경기 뒤 바로 밤 비행기로 요르단 원정을 떠나 23일 2차전을 치러야 한다. 적지는 해발 1000m가 넘는 고지대다. 1차전에서 승점 3점과 다득점을 확보해야 원정길이 편해진다.
■ 요르단전 낙관은 금물 “지난해 광저우 아시아경기대회 예선 때 요르단에 4-0으로 이겼지만, 그때와는 상황이 다르다. 요르단은 그때 멤버가 대부분인데, 우리는 절반 이상이 빠졌다. 비디오 분석 결과, 요르단 전력이 만만치 않다. 승리를 낙관할 수 없다.” 홍 감독이 무엇보다 걱정하는 것은 “베스트11로 (평가전에서) 제대로 발 한번 맞춰보지 못하고 요르단전에 나서는 것”이다. 지난 1일 강릉서 열린 오만 평가전(3-1 승) 때도 구자철, 홍정호(제주 유나이티드), 김영권(오미야 아르디자) 등이 가세하지 못했다. 이들은 조광래 감독의 축구대표팀 멤버이기도 해 중복차출을 놓고 감독간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K리그 소속 선수들은 15일 축구협회(FA)컵 16강전을 치르고 다음날 합류해 발을 맞출 시간은 이틀밖에 안 된다. 컨디션과 부상 정도도 파악해봐야 한다. 홍 감독은 “(베스트 11과 전술 등) 구상해놓은 게 있지만 선수들 컨디션 등 변수가 많다. 선수들이 다 모이면 종합적으로 판단해 요르단전에 대비하겠다”고 했다. 그는 “애들 얼굴을 봐야 뭐가 어떻고 어떻다 얘기할 수 있지 않는가”라고 푸념했다.
■ 주전경쟁 치열하다 홍 감독은 “확실한 주전이 없는 포지션이 많다”고 털어놨다. 지동원(전남 드래곤즈)이 처진 스트라이커, 윤빛가람(경남FC)이 공격형 미드필더, 문기한(FC서울)이 수비형 미드필더, 홍정호와 김영권이 중앙수비로 각각 확실한 주전으로 자리잡았을 뿐이다. 좌우 미드필더 자리는 박준태(인천 유나이티드), 김민우(사간토스), 조영철(니가타), 김태환(FC서울)이 다투고 있다. 왼무릎 부상에서 회복한 홍철(성남 일화)과 윤석영(전남 드래곤즈)도 왼쪽 풀백 경쟁을 벌이고 있다. 홍 감독은 “홍철을 19일 경기에 못 쓰면 23일 투입할 것”이라고 했다.
■ 지금 본선 목표는 무의미 런던올림픽 본선 목표에 대해 홍 감독은 “지금은 본선 생각보다는 예선 한 경기 한 경기가 중요하다. 예선 통과가 우선 목표다”라고 했다. “4강이든 8강이든 목표를 내세울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내 개인적 폭표일 뿐이지, 팀의 목표는 아니다. 그리고 지금 목표는 의미가 없다. 예선이 끝나고 팀 전력 등을 파악해봐야 세울 수 있다.”
홍 감독은 “2009년 이집트 20살 이하 월드컵 본선 때는 최약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8강 쾌거를 달성했다. 지난해 광저우 아시아경기대회 때는 22살 이하 선수들을 데리고 나가 3위를 했다”며 “두 대회를 통해 개인적으로 좋은 경험을 많이 했고, 이 모든 것이 런던올림픽으로 가는 과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파주/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올림픽대표팀 주전 경쟁구도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