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챔피언결정전 1차전
후반 연거푸 PK·왼발슛 성공…울산 돌풍 잠재워
후반 연거푸 PK·왼발슛 성공…울산 돌풍 잠재워
막상 챔피언전에서 맞붙어 보니, 정규리그 1위와 6위는 종이 한장 차이에 불과했다. 오히려 6강 플레이오프와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에서 내리 3연승을 올리며 돌풍을 일으킨 울산 현대의 공세가 거셌다. 그러나 ‘닥공’(닥치고 공격)으로 리그 1위를 차지한 전북 현대에는 ‘테크니션’ 에닝요(30)가 있었다. 삼바축구 스타인 그는 페널티킥과 멋진 왼발슛으로 홀로 2골을 작렬시키며 팀의 승리를 견인했다.
30일 저녁 비가 뿌리는 가운데 울산 문수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2011 K리그 챔피언결정전 1차전. 최강희 감독의 전북은, 홈팀 울산을 맞아 전반에는 고전했으나 후반 7분과 34분 연이어 골을 터뜨린 에닝요의 활약으로 2-1 승리를 거뒀다. 김호곤 감독의 울산은 후반 18분 아크 왼쪽 부근에서 터진 중앙수비 곽태휘의 그림 같은 프리킥 동점골로 기세를 올렸으나 지난 3경기에서 체력 소모가 큰 때문인지 뒷심이 달렸다.
원정에서 기분 좋은 승리를 거둔 전북은 4일(오후 1시30분·KBS2)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지는 2차전을 부담 없이 치를 수 있게 됐다. 또 골득실차가 같을 경우 ‘원정 다득점 우선’ 원칙이 적용되는 이번 챔피언전에서 원정 골을 2개나 만들어내 한층 더 유리해졌다.
최강희 감독은 “경기 감각에 문제가 있었지만 전반을 무실점으로 넘긴 게 승리의 요인이 됐다. 홈경기에서 90분 동안 흐트러지지 않도록 준비해 우승하겠다”고 했다.
최 감독은 이날 이번 시즌 득점왕(16골) 이동국을 공격 최전방, 이승현-루이스-에닝요를 바로 후방에 배치하는 전술로 나섰다. 그러나 1m96 장신 김신욱과 루시오를 투톱, 설기현과 고슬기를 좌우 측면에 배치한 울산의 공격은 만만치 않았다. 울산은 전반 39분 이재성의 헤딩슛이 골 크로스바를 맞고 나간 것이 제일 아쉬웠다.
전반 두차례 결정적인 프리킥 기회를 아쉽게 놓친 에닝요는 후반 초반 기어코 골을 만들어냈다. 아크 부근에서 문전 왼쪽으로 파고드는 이동국에게 절묘한 스루패스를 해줬고, 이동국은 절호의 슈팅 기회에서 이재성의 반칙으로 페널티킥을 유도해냈다. 이어 에닝요가 수문장 김영광이 지키는 울산 골문 오른쪽으로 침착하게 차넣었다. 에닝요는 1-1 동점이던 후반 34분 이재성이 골지역 중앙에서 헤딩으로 걷어낸 공을 재빨리 받아 골지역 중앙에서 왼발슛으로 골문을 갈랐다.
울산은 이날 고슬기와 이재성이 옐로카드를 받고 경고 누적으로 2차전에 나올 수 없게 되면서 전력에 차질을 빚게 됐다. 그러나 김호곤 감독은 “고슬기 자리에는 박승일, 이재성 자리에는 강민수가 있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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