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래 감독
축구협회 조 감독 전격 경질에 비난 여론 쏟아져
이영표 “우리 스스로 기다릴 줄 모르면 누가… ”
이영표 “우리 스스로 기다릴 줄 모르면 누가… ”
축구협회가 조광래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을 전격 경질한 것을 놓고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축구협회(회장 조중연)는 8일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조광래 감독 경질을 발표했다. 7일 밤 일부 언론을 통해 조 감독 경질설을 흘리더니, 파장이 커지자 다음날 전격 기자회견에 나선 것이다.
축구협회는 조 감독을 경질한 이유에 대해 “한국 축구가 브라질 월드컵 최종예선을 통과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조 감독을 경질한 배경을 놓고 축구계 내 여당인 현 축구협회 집행부가 축구 야당 세력을 견제하려는 정치적 노림수라는 비판이 흘러나왔다. 2013년 축구협회장 선거를 앞두고, 현 집행부가 축구 야당인 허승표 전 한국축구연구소 이사장을 견제하기 위해 야당 쪽에 속하는 조 감독을 전격 경질했다는 것이다. 허 전 이사장은 지난 2009년 1월 조중연 후보와 축구협회장 경선을 벌여 8표 차로 쓴 잔을 마신 바 있다.
이런 축구판 내 정치적 배경과 함께 경질 과정에서 절차적 문제점도 거론된다. 조 감독은 8일 기자들에게 돌린 이메일을 통해 “국가대표팀의 선임과 해임은 기술위원회의 권한이고 결정사항”이라며 “저의 해임을 두고 어떠한 기술위원회도 열린 적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절차적 하자를 지적했다.
그는 “기술위원회가 그동안 국가대표팀이 보여준 경기력을 토대로 면밀한 분석과 토의 끝에 어떠한 결정을 내린다면 수용할 용의가 있다”면서도 “중요한 것은 기술위원회의 적법한 절차에 의해 일이 진행되고 있는 것인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조 감독은 “어떠한 인물이 국가대표팀 감독을 맡고, 떠나는 일이 있다고 해도 한국축구의 대계를 위해서는 반드시 정당한 절차와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신념이 있다”며 “외부적인 변수에 의해 대표팀 감독직이 좌우되는 일은 있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런 사실이 언론에 알려지면서 축구팬들은 트위터 등을 통해 축구협회를 성토하는 글을 올리고 있다. 축구 선수 이영표는 7일 자신의 트위터(@fromtheline)에 “이제 우리 축구인들은 더 이상 축구팬들에게 인내심을 갖고 지켜봐 달라거나, 분명히 이 위기를 넘기면 더 발전할 거라는 말을 할 수 없게 됐다”며 “우리 스스로 기다릴 줄 모르면…. 누가 우리를 기다려주죠?”라며 조 감독 경질에 대한 실망감을 여과없이 토로했다.
축구 해설가 서형욱(@minariboy)씨도 “사실이라면 충격적. 설마”라고 짧은 글을 올렸고, ‘pirami***’은 “몰상식, 무능력, 축구협회가 경질감”이라고 말했다. ‘blu***’는 “조광래 축구를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건 사실이지만 저런 식의 해임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정식 의견수렴 절차 없이 날치기하듯 권력을 쥔 몇 명이 밀실에서 쑥덕거리다 통보하는 감독 해임이라니, 스포츠계의 한나라당”이라고 비판했다.
‘ciss***’는 “축구협회나 한나라당이나 완전 똑같다”라고 말했고, ‘jayuin_jjin***’는 “조중연 회장~ 당신이 꼼수이고 너무 정치적이얍”이라고 축구협회를 비난했다.
김호기 연세대 교수(@kim_hoki)도 “조 감독에 대한 평가는 다양할 수 있고 중도 해임할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절차의 공정성이 부재한 건 후진국 문화의 전형”이라며 “축구든, 정치든 한참 멀었다”고 썼다. 박종찬 기자 pjc@hani.co.kr
김호기 연세대 교수(@kim_hoki)도 “조 감독에 대한 평가는 다양할 수 있고 중도 해임할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절차의 공정성이 부재한 건 후진국 문화의 전형”이라며 “축구든, 정치든 한참 멀었다”고 썼다. 박종찬 기자 pj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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