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국
김경무 선임기자의 스포츠오디세이
정몽규 한국프로축구연맹 총재는 만 50살로, 경기단체 수장들 가운데는 젊은 축에 속한다. 유상부·곽정환 등 과거 프로축구연맹 회장을 거쳐간 인사들과 비교해보면 더욱 그렇다. 그래서인지 전 회장들에 비해, K리그 발전에 더 의욕적이고 열정도 있다는 게 주위의 평가다. 연맹은 요즘 불합리한 제도개선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노예제도’라고 선수들의 불만을 사왔던 ‘신인선수 드래프트제도’를 점진적 개선해 2016년부터는 완전 자유선발제로 바꾸기로 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
아울러 시급한 것이 ‘K리그 선수 연봉 공개’다. 이미 오래전부터 언론들이 제기한 문제다. 얼마 전 정몽규 총재가 마련한 각 언론사 축구팀장 간담회에서도 이 문제가 잠시 화제로 떠올랐다. “프로야구나 프로농구, 프로배구처럼 K리그도 선수의 연봉을 공개해야 한다”는 것이 주된 의견이었다. 정 총재도 “선수들의 연봉이 공개돼, 언론들이 선수별로 ‘연봉 대비 효율성’을 따져봤으면 한다”는 제안을 하기도 했다.
국내 프로축구 구단들은 선수 연봉을 비밀에 부쳐 주요 스타들이 얼마를 받고 있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지난 8일 한국야구위원회(KBO)가 2012년 등록된 530명 선수 연봉 현황을 공개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억대 연봉은 112명, 한화의 김태균이 최고연봉자(15억원)라고 당당히 공개했다.
그렇다면 연봉 공개를 꺼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가지 문제 때문이고, 그만큼 구단들이 떳떳하지 못한 경영을 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대부분 구단들은 리그 성적에만 연연한 나머지, 체질개선보다는 출혈을 해서라도 성적을 끌어올릴 수 있는 외국인 선수 영입에 ‘올인’한다. 보통 특급 외국인 선수 연봉은 200만달러(22억여원) 선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특급스타도 10억원 안팎이라고 한다. 성남에서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린 김정우를 전북이 데려가기 위해 15억원의 연봉을 제시했다는 설도 파다하다. 연봉만 주는 것이 아니다. 출전수당과 공격포인트 수당까지 한번에 몇백만원씩 줘야 한다. 연봉에 이런 것까지 다 공개했다가는 구단의 비정상적인 재정상태가 낱낱이 까발려질 수밖에 없는 지경이다.
현재 K리그 구단에서 선수 연봉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아 구단 운영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한 구단 책임자는 “연간 150억원 정도 쓰는데, 선수 연봉이 70~80%에 이른다. 이 때문에 마케팅은 엄두도 못 낸다. 그래서 그들만의 리그가 되는 것이다”라고 푸념을 할 정도다. 그래서 시장규모에 맞게 선수들 연봉을 줘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선수 연봉을 구단들이 공개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K리그 최고스타 이동국의 연봉은 과연 얼마나 될까? 아울러 김태균과의 차이는? 그것이 궁금하다.
김경무 선임기자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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