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액션’이 몸에 배었다. 상대 수비수가 조금만 부딪혀도 과도하게 그라운드에 나 자빠진다. 심판을 속여 페널티킥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골은 잘 넣지만 국제축구연맹(FIFA)이 강조하는 페어플레이 정신은 찾아보기 힘들다. 지난해 10월15일 ‘레즈 더비’ 때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왼쪽풀백 파트리스 에브라한테 ‘니그로’(검둥이) 라는 인종차별 발언을 한 것이 들통나 8경기 출장정지 처분을 받았다. 앞서 2010 남아공월드컵 가나와의 8강전에서는 후반 막판 상대의 골이나 다름없는 슛을 문전 중앙에서 손으로 쳐내 퇴장당하기까지 했다.
그런데 이번엔 경기 시작 전 관례로 상대 선수들과 차례로 악수하며 서로 페어플레이를 다짐하는 자리에서, 에브라와의 악수를 의도적으로 거부해 다시 평지풍파를 일으켰다. 우루과이 출신 리버풀 스트라이커 루이스 수아레스(25). 그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트러블 메이커’로 전락했다.
11일(현지시각)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린 2012~2012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5라운드. 맨유는 후반 초반 터진 웨인 루니의 2골 활약으로, 수아레스가 1골을 만회한 리버풀에 2-1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경기 전 수아레스의 온당치 못한 행동 때문에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앨릭스 퍼거슨 맨유 감독은 경기 뒤 “수아레스는 리버풀의 수치다. 그가 다시 리버풀에서 뛰게 해서는 안 된다. 두 클럽의 역사를 볼 때 오늘 그의 행동은 폭동을 일으켰을 수도 있다. 그 때문에 경기가 형편없는 분위기에서 시작됐다”며 그의 퇴출까지 주장하고 나섰다.
이날 경기 중에도, 그전 인종차별 발언 때문인지 수아레스가 공을 잡을 때면 맨유 홈팬들의 ‘우~우~’ 하는 야유가 이어졌다. 수아레스는 이날도 아약스 암스테르담 시절부터 상습적으로 자행하던 할리우드 액션을 연출하기도 했다. 전반 45분께 상대 진영 돌파 때, 맨유 중앙수비스 리오 퍼디낸드가 태클로 공을 걷어차냈음에도 넘어지면서 과도한 몸짓으로 그라운드에 자빠져 프리킥을 유도하려 한 것이다.
한편 에브라는 이날 경기 뒤 그라운드를 떠나는 수아레스 앞에서 보란 듯 두팔을 흔들며 홈팬들을 향해 승리 세리머니를 펼쳤는데, 퍼거슨 감독은 “그런 행동은 하지 않았어야 했다”고 일침을 놨다. 이래저래 맨유와 리버풀의 전통의 라이벌전은 경기 뒤에도 참 말이 많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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