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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석유재벌의 조급증…‘명장’ 무덤된 6천억원 팀

등록 2012-03-05 19:42수정 2012-03-05 21:16

석유재벌 로만 아브라모비치(46)
석유재벌 로만 아브라모비치(46)
아브라모비치 첼시 구단주
8달만에 보아스 전격 경질
10년새 감독 7명 갈아치워
성적 부진엔 기다림은 없어
지난 2003년부터 첼시 구단주를 맡아온 러시아의 석유재벌 로만 아브라모비치(46). 지난해 <포브스> 발표를 보면, 그는 134억달러의 재산을 보유해 러시아에서 9번째, 세계에서 53번째 부자로 알려져 있다. 첼시 안방경기 때면 브이아이피(VIP)석에서 그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축구광으로, 이런 막대한 돈을 바탕으로 스타 선수 영입을 위해 수억달러의 돈을 아낌없이 써온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또 성적이 나쁘면 가차없이 감독을 내치는 ‘냉혈한’으로도 악명이 높다.

아브라모비치가, 35살의 전도양양한 안드레 빌라스 보아스(포르투갈) 감독을 이번 시즌 중 전격 경질해 다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첼시는 4일(현지시간) 구단 누리집을 통해 “보아스 감독과 결별하기로 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구단주의 입김이 절대적인 첼시에서 보아스 감독이 8개월여(256일) 만에 전격 경질된 것은 최근 성적 부진 때문이다. 실제 첼시는 이번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13승7무7패(승점 46)로 5위로 추락해 있다. 리그 5위면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에도 출전할 수 없다.

첼시는 보아스 감독을 영입할 때 FC포르투에 무려 1330만파운드(235억원)의 위약금을 지급할 정도로 막대한 돈을 쓴 것으로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한 바 있다. 3년 계약을 맺은 보아스의 연봉도 450만파운드(79억500만원)로 알려졌다. 첼시는 지난 4년간 조제 모리뉴, 아브람 그랜트, 루이스 펠리피 스콜라리 등의 감독을 영입하고 해임하는 데 6400만파운드(1132억원)를 썼다. 이번 경질로 다시 엄청난 위약금을 물어야 하는 등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다. 2월 딜로이트가 발표한 2010~2011 시즌 유럽 축구클럽 수입 순위에서 첼시는 6위(2억4980만유로)에 올랐지만 지출도 크다.

아브라모비치는 첼시 인수 이후 정규리그 3회 우승, 축구협회(FA)컵 3회 우승 등의 감격을 맛봤지만, 그가 궁극적으로 꿈꾸는 챔피언스리그 우승과는 전혀 인연이 없었다. 3차례 4강 진출에 만족했고, 2007~2008 시즌엔 결승까지 올랐으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한테 승부차기 끝에 아쉽게 지고 말았다. 첼시는 이번 시즌 챔피언스리그 16강전 원정 1차전에서 나폴리(이탈리아)에 1-3으로 져 탈락 위기에 몰려 있다. 첼시는 로베르토 디 마테오 수석코치에게 일단 감독 대행을 맡겨 남은 시즌 일정을 치르기로 했다.

아브라모비치는 2010~2011 시즌 뒤인 지난해 6월 두 시즌을 이끌어온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을 전격 경질해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탈리아 세리에A 명문 AC밀란 지휘봉을 잡았던 안첼로티는 2009년 여름 부임 뒤 첫 시즌 정규리그와 축구협회컵 우승을 이끌었다. 하지만 다음 시즌엔 리그 2위로 밀리는 등 무관으로 전락해 결국 해고 통보를 받았다. 보아스 감독의 전격 경질은, 지난 3일 리그 하위팀인 웨스트브로미치 앨비언과의 원정경기에서 0-1로 패한 것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보아스는 만 34살도 안 된 나이에 지난 시즌 FC포르투를 포르투갈 정규리그 무패 우승과 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 챔피언으로 이끈 업적을 인정받아 첼시 사령탑으로 선임됐기 때문에 이번 경질 충격은 크다.

아브라모비치의 첼시 인수 이후 이번까지 그동안 무려 6번 감독이 바뀌었다. 2000년부터 감독을 맡아온 클라우디오 라니에리는 2003~2004 시즌 첼시를 리그 2위와 챔피언스리그 4강까지 견인했지만, 아브라모비치가 생각하는 지도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시즌 뒤 잘렸다. 이후 FC포르투의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끈 조제 모리뉴 감독이 취임해 2007년까지 맡았으나, 구단주의 간섭이 많아지자 그는 스스로 팀을 떠났다.

이후 아브람 그랜트(2007~2008), 루이스 펠리피 스콜라리(2008~2009), 거스 히딩크(2009), 카를로 안첼로티(2009~2011) 등이 사령탑을 거쳐갔다. 첼시 감독 자리도, 결국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하지 못하는 이상 ‘독이 든 성배’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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