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B조’ 네덜란드·포르투갈 골대 불운

전반 45분 페페의 슛이 골포스트 맞고 튀어나오지 않았다면? 포르투갈은 강력한 우승후보 독일한테 그렇게 허망하게 지지 않았을지 모른다. 네덜란드도 마찬가지다. 전반 아르연 로번의 슛이 왼쪽 골대를 맞고 나오지 않았다면 역시 ‘복병’ 덴마크에 쉽게 무너지지 않았을 것이다. 유로 2012 ‘죽음의 B조’ 첫 경기에서 포르투갈과 네덜란드가 화끈한 공격을 선보이고도 나란히 골대 불운에 울었다.

10일 새벽(한국시각) 우크라이나의 르비프 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B조 1차전. ‘캡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를 앞세운 포르투갈은 독일과 팽팽한 접전을 벌였으나, 후반 27분 장신 골잡이 마리오 고메스(바이에른 뮌헨)한테 헤딩골을 내주며 0-1로 졌다.

호날두와 루이스 나니(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좌우 측면, 엘더 포스티가(레알 사라고사)를 원톱에 배치한 포르투갈은 이날 예상 외로 선전했다. 유효슈팅도 7개로, 독일(4개)보다 많았다. 전반 종료 직전 오른쪽 코너킥 뒤, 중앙수비 페페(레알 마드리드)가 골지역 중앙에서 노린 슛이 골포스트 안쪽 맞고 골라인을 찍고 나온 것이 가장 아쉬운 대목이었다. 후반 39분에는 나니가 오른쪽 측면에서 절묘한 감아차기로 골문을 노렸으나, 아쉽게 왼쪽 상단 포스트를 맞고 튀어나갔다. 독일 ‘거미손’ 마누엘 노이어(바이에른 뮌헨)의 간담을 서늘하게 장면이었다. 호날두는 독일 오른쪽 수비 제롬 보아텡(바이에른 뮌헨)의 견고한 저항에 시달렸지만 빠른 측면돌파로 수차례 득점기회를 만들어주며 이름값을 했다.

고메스를 원톱, 루카스 포돌스키(쾰른)와 토마스 뮐러(바이에른 뮌헨)를 좌우 측면, 메수트 외질(레알 마드리드)과 자미 케디라(레알 마드리드),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바이에른 뮌헨)를 중앙 포진시킨 독일은 첫 경기여서 그런지 우승후보다운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그러나 후반 중반 자미 케디라의 오른쪽 센터링이 포르투갈 주앙 무티뉴(FC포르투) 몸 맞고 문전으로 흐르는 것을 고메스가 헤딩골로 연결시키며 귀중한 승점 3점을 챙겼다.

요아힘 뢰브 독일 감독은 “유럽축구선수권대회는 웜업 없는 포뮬러원 경기 같다. 좋은 출발을 해서 그리드에서 빨리 빠져 나가야 한다. 쉬운 경기가 없다”며 “두팀 모두 수비가 좋았지만 우리팀이 수비에서 더 촘촘했다”고 말했다.

네덜란드는 이날 우크라이나 메탈리스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같은 조 경기에서 덴마크를 맞아 무려 28개(유효 5)의 슛을 터뜨리고도 마무리 부족으로 0-1로 졌다. 덴마크는 전체 슈팅 8개(유효 8개)에 그쳤으나, 전반 24분 미카엘 크론-델리(스파르타 로테르담)의 결승골로 첫판에 파란을 일으켰다.

김경무 선임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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