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심도 경기의 일부”는 옛말. 6월20일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에서 열린 유로 2012 조별리그 D조 최종전에서 우크라이나가 0-1로 뒤진 후반 17분 마르코 데비치가 찬 공을 잉글랜드 존 테리가 걷어내고 있다. 화면상 명백한 골이지만 심판은 인정하지 않아 우크라이나는 8강 진출에 실패했다. 화면 갈무리
축구 경기에서 슛이 골라인을 통과했는지 정확히 판정할 수 있게 하기 위해 전자기술이 도입된다.
국제축구협회위원회(IFAB)는 5일(현지시각) 스위스 취리히에서 회의를 열고 ‘골라인 테크놀러지’를 공식경기에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정을 개정했다. 이는 슛을 한 공이 골라인을 넘어갔는지 여부를 심판한테 바로 알려주는 전자기술이다. 축구에서는 공이 골라인에 걸리면 골이 아니며, 이를 통과해야만 골로 인정된다. 127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국제축구협회위원회는 축구 경기 규정을 만들고 보완하는 기구로, 축구 종주국인 영국의 4개 축구협회를 대변하는 위원 4명과 국제축구연맹이 파견하는 위원 4명 등 8명으로 구성돼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골라인 테크놀러지가 경기에 바로 도입될 수 있도록 국제축구협회위원회의 결정을 승인했다. 이 기술은 이르면 12월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클럽월드컵에서 첫선을 보일 전망이다. 각국 리그도 자체 상황을 고려해 기술의 도입 여부를 결정할 수 있게 됐다. 제프 블라터 국제축구연맹 회장은 “올해 클럽월드컵과 내년 컨페더레이션스컵, 2014 브라질월드컵에 이 기술을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제축구연맹은, 영국이 개발한 ‘호크아이’(Hawk Eye)와 독일이 설계한 ‘골레프’(Goal Ref)를 공식 골라인 판정기술로 승인했다. 호크아이는 골문에 설치된 6대의 카메라가 다양한 각도로 공을 찍어 골라인을 넘어갔는지를 심판한테 알려준다. 윔블던 등 테니스 그랜드슬램 대회에서도 이런 기술이 도입돼, 선수가 이의를 제기할 경우 서비스의 폴트, 스트로크의 아웃 여부를 정확히 판정해준다. 골레프는 공에 전자칩을 심어 골라인을 넘어가면 심판에게 즉시 신호를 보내도록 한 점이 특색이다.
국제축구연맹은 심판 오심도 경기의 일부라는 판단에 따라 그동안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골라인 기술 도입에 반대해왔으나 이번에 전격 수용했다. 최근 월드컵과 유럽축구선수권대회에서 말도 안 되는 오심이 잇따랐기 때문이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 때 잉글랜드는 독일과의 16강전에서 프랭크 램퍼드(첼시)의 중거리슛이 크로스바 안쪽을 맞고 골문 안쪽으로 깊숙이 떨어졌으나 심판의 결정적 오심으로 득점을 인정받지 못했다. 잉글랜드는 결국 1-4로 독일에 완패를 당했다. 우크라이나도 지난 6월19일 잉글랜드와의 유로 2012 D조 조별리그 최종 3차전에서 슛한 공이 골라인을 넘어갔음에도 골로 인정받지 못했고 결국 0-1로 져 8강에 오르지 못했다.
한편 국제축구협회위원회는 여성 선수들이 경기중에 히잡을 쓸 수 있도록 복장 규제를 완화했다. 국제축구연맹은 몸싸움 중에 목이 졸릴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2007년부터 이슬람권 여성이 사용하는 머리 싸개인 히잡의 착용을 금지해왔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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