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회장, 축구계 화합 행보
“협회 요직에 축구인 우선 기용”
“협회 요직에 축구인 우선 기용”
새 축구협회 회장 취임을 계기로 축구계에 대화합 움직임이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14일에는 전·현 국가대표 감독 8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정몽규(52) 신임 축구협회 회장이 중추적 지도자들의 의견을 청취하기 위해 마련한 모임이었지만, 1980년대부터 현재까지 한국 축구를 이끌어온 지도자들이 같은 자리에 모여 축구계 현안에 대해 의견을 허심탄회하게 주고받는 것은 근래 들어 찾아볼 수 없는 장면이다.
모임은 이날 낮 서울 강남구 대치동 파크하얏트호텔에서 오찬 모임을 겸해 이뤄졌다. 박종환(1983년 멕시코세계청소년축구 감독), 김정남(1986년 멕시코월드컵 감독), 이회택(1990년 이탈리아월드컵 감독), 김호(1994년 미국월드컵 감독), 차범근(1998년 프랑스월드컵 감독), 허정무(2010년 남아공월드컵 감독), 조광래(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감독), 최강희(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감독) 등이 참석했다.
정 회장이 지난달 28일 52대 회장에 당선된 뒤 “소통과 화합을 통해 축구계의 대통합을 이루겠다”고 밝힌 것에 대한 실천의 일환이다. 김호·박종환·조광래 감독은 회장 선거 때 축구야당 대표 격으로 나선 허승표 피플웍스 회장을 공개적으로 지지한 축구지도자들이다.
차범근 전 감독은 모임 뒤 “의미 있는 자리였다. 그동안 축구인들의 생각이 합쳐지지 않아 어려운 상황이었는데 신임 회장이 그런 부분을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이는 게 좋았다”고 평가했다. 허정무 전 감독도 “대표팀이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는데 이럴 때일수록 축구인들이 서로 도와야 한다. 신선한 모임이었다”고 거들었다.
정 회장은 이날, 조중연 전임 회장 시절인 2011년 12월 대표팀 사령탑에서 중도 경질된 뒤 남은 계약기간 동안의 임금(지난해 1~7월)을 받지 못한 조광래 감독 건에 대해서도 해결 의지를 보였다. “새 집행부 구성 뒤 논의할 것이다. 내가 혼자 결정할 일이 아니다. 긍정적인 방향으로 풀어나갈 것이다.” 2시간 동안의 오찬 뒤 정 회장은 “전·현직 감독들의 솔직한 이야기를 듣는 좋은 기회였다. 앞으로 매년 한두차례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정 회장은 취임 뒤 곧바로 협회 대리급 이상 직원들과 직접 일대일 면담을 하며 협회 행정 등에 대한 의견을 수렴했다. 지난 7일에는 파크하얏트호텔에서 52대 회장 선거에서 경쟁했던 허승표 회장, 김석한 인성하이텍 회장, 윤상현 새누리당 의원과 만찬을 함께하며 축구계 화합 방안을 논의했다. 최근에는 자신이 회장으로 있는 현대산업개발 직원들과 함께 축구회관 사무실 곳곳을 돌며 건물 리모델링과 사무실 개편을 지시했다. 특히 직원들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사무용 책상 사이의 벽도 허물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소통 행보와 맞물려 정 회장이 협회 요직에 과연 어떤 인사들을 기용할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정 회장 측근인 한 인사는 “좋은 사람을 많이 영입해 쓰고 싶어하는데, 막상 쓸 사람이 없어 정 회장이 고심을 하고 있다”고 인선에 어려움이 있음을 비쳤다. 그는 “정 회장이 현대 쪽 사람을 쓰지 않고, 축구인을 우선적으로 기용하기로 원칙을 정했다. 그리고 공개 모집할 것으로 안다”고 했다.
정 회장은 조만간 새 이사진은 물론, 축구협회 부회장과 사무총장, 분과별 위원장 등을 선임해야 한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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