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수원, 포항전 ‘천적 관계’ 끊을까

수원, 17일 오후 4시 포항과 2013 K리그 3라운드 경기 예정

“포항을 상대로 이겨본 적이 거의 없다. 기억이 잘 안 난다. 우리 선수들은 포항전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지난달 28일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미디어데이에서 수원 주장 곽희주(32)가 한 말이다. 그의 말대로 수원은 지난해 포항과의 4차례 대결에서 1승3패로 약했다. 지난해 4월 첫 경기에서 2-0으로 이겼지만 이후 3경기를 내리 졌다. 3연패를 하는 동안 단 1득점에 무려 10골을 내주며 무참히 짓밟혔다. 특히 지난해 7월1일 포항 원정경기에선 0-5로 완패하면서 수원 구단 창단 이래 최악의 날로 기록됐다. 수원은 창단 이후 지금까지 4차례 5실점을 기록했지만 득점없이 0-5로 완패한 것은 처음이었고, 창단 이후 최다 점수 차 패배로도 기록됐다.

수원과 포항은 사령탑끼리도 ‘천적’이다. 포항 황선홍 감독은 포항에서 현역으로 뛴 1996년에 신생팀이던 수원을 상대로 포항 유니폼을 입고 3경기(컵대회 1경기 포함)에 나서 4골을 뽑아내 ‘수원 킬러’로 이름을 날렸다. 반면 수원 서정원 감독은 지난해 수석코치로 3연패의 아픔을 곱씹었다. 서 감독은 지난해 12월 사령탑에 취임하면서 “포항에 아픈 기억이 있다. (황)선홍이 형에게 빚을 갚아주고 싶다”며 칼을 갈았다.

수원에게 복수의 기회가 왔다. 수원은 17일 오후 4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포항과 2013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3라운드 안방 경기를 치른다. 수원은 개막전에서 성남을 2-1로 꺾었고, 2라운드에서는 강원에 1-0으로 이겼다. 포항마저 물리친다면 개막 후 3연승으로 초반 전북(2승)을 따돌리고 선두를 공고히 다질 수 있다. 국내 무대 데뷔 이후 아직 득점이 없는 ‘인민 루니’ 정대세도 이번 포항전에서 마수걸이 득점을 노린다.

이에 맞서는 포항은 정규리그 1승1무로 승점에서 수원에 2점 뒤져 있다. 그러나 외국인 선수 없이 토종으로만 팀을 꾸린 포항은 끈끈한 조직력과 화끈한 공격력으로 2경기에서 5골을 터뜨렸다.

개막 후 2경기에서 1무1패를 기록하며 자존심을 구긴 ‘디펜딩 챔피언’ FC서울의 시즌 첫 승리 달성 여부도 관심이다.

서울은 17일 부산과 원정 경기를 치른다. 지난 시즌까지 수원을 지휘한 윤성효 감독이 새로 부임한 부산 역시 1무1패에 빠진 터라 두 팀 모두 ‘승점 3’을 챙기는 게 급선무다.

서울은 공격에서 여전히 ‘데몰리션 콤비’ 데얀(1골)과 몰리나(3도움)의 활약이 빛나지만 2경기에서 5실점한 수비진이 골칫거리다.

전북은 16일 경남을 상대로 3연승을 노리고, 2연패를 당한 대전은 16일 제주를 안방으로 불러들여 첫 승에 도전한다.

김동훈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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