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스포츠 축구·해외리그

박지성 발탁 땐 ‘매의 눈’, 베컴 내칠 땐 ‘얼음 감독’

등록 2013-05-08 21:16수정 2013-05-08 22:25

(※클릭하면 이미지가 커집니다.)
(※클릭하면 이미지가 커집니다.)
명감독 퍼거슨 리더십 분석
스타발굴 탁월한 ‘맨유의 전설’
선수 경쟁 유도…조직력 앞세워
골이 터질 때마다 벤치에서 두 팔을 들어올린 채 펄쩍펄쩍 뛰며 좋아했다. 마치 어린애처럼…. 경기 내내 질겅질겅 껌을 씹어대며 선수들을 지휘했던 그 모습. 남다른 카리스마로 선수단을 장악하고, 개인보다 조직을 중요시했던 강한 리더십. 세계적 명장의 모습을 더이상 그라운드에서 볼 수는 없게 됐지만, 그가 잉글랜드는 물론, 세계 클럽 축구사에 남긴 족적은 영원할 것이다.

8일 은퇴를 선언한 앨릭스 퍼거슨(72·스코틀랜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 1986년부터 27년 남짓 맨유 사령탑으로 장수하며 보여준 그의 리더십에 대해선 다양한 연구가 이뤄지고, 글로벌 기업들이 벤치마킹에 나선 지 오래다.

퍼거슨은 무엇보다 선수들을 보는 눈이 탁월했다. 2000년 이후 사례만 보더라도 뤼트 판 니스텔로이, 박지성,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로빈 판페르시 등이 그의 눈에 띄어 맨유의 새로운 전성시대를 이끌었다. 20여년 전에는 웨일스 출신 14살 라이언 긱스를 발탁해 현존하는 맨유의 최고 전설로 만들기도 했다.

선수 장악력과 자기 색깔이 강하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데이비드 베컴과의 결별. 2003년 2월 아스널과의 축구협회(FA)컵 경기 하프타임 때 그는 베컴에게 화를 내며 축구화를 발로 찼다. 그 축구화는 스타의 자존심이 강했던 베컴의 얼굴을 강타해 눈 근처가 찢어졌다. 이후 퍼거슨은 탁월한 킥 능력의 소유자였던 베컴을 방출시킨다. 한 스타에 의존하기보다는 조직을 중요시했던 그의 리더십의 대표적 사례다. 그런 리더십을 통해 맨유 재임 동안 38회 우승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도 세웠다.

스타 선수라 하더라도 예외 없이 그의 호통을 피할 수 없다고 해서 붙은 별명이 바로 ‘헤어드라이어’. 선수 면전에서 자주 소리를 지르는 바람에 선수들의 머리카락을 휘날리게 한다는 뜻에서 생긴 별칭이다.

퍼거슨에게 가장 극적인 승부는 1999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후반 45분까지 바이에른 뮌헨(독일)한테 0-1로 뒤지다 후반 추가시간 2골이 터져 극적인 역전우승을 일궈낸 것이다. 이로 인해 트레블(3관왕)의 위업을 달성했던 최고의 순간이었다. 퍼거슨은 그해 영국 왕실로부터 기사 작위를 받아 ‘퍼거슨 경’으로 불렸고, 국민적 영웅이 됐다.

퍼거슨의 이번 은퇴 선언 뒤 그와 함께 2000년대 중후반 맨유의 새 전성시대를 이끌었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는 자신의 트위터에 “모든 것에 감사한다. 보스”라는 글을 올렸다. 퍼거슨과 함께 찍은 사진과 함께…. 최근 그의 맨유 복귀설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었기에 퍼거슨의 돌연한 은퇴는 맨유 팬들에게도 진한 아쉬움으로 남을 것이다.

비록 빛은 발하지 못했지만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맨유 소속이었던 ‘원더보이’ 마이클 오언(스토크시티)은 “퍼거슨 경이 없는 맨유는 이상해 보인다. 세계 최고 감독에게 배울 수 있던 것만으로도 특권이었다”고 회상했다. 2004년부터 5년간 맨유에서 뛴 스트라이커 루이 사아(라치오)도 “퍼거슨은 아버지 이후 내가 살면서 만난 가장 강한 사람이다. 축구의 신에게 경의를 표한다”고 트위트를 남겼다.

제프 블라터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은 “퍼거슨이 이룬 성취만 봐도 그는 의심할 여지 없는 위인”이라고 치켜세웠고, 미셸 플라티니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은 “퍼거슨 경은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뿐 아니라 유럽과 그 외 지역 축구계에도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고 했다. 맨유 팬인 ‘차세대 골프황제’ 로리 매킬로이는 “한 시대가 막을 내렸다. 퍼거슨 감독의 대체자를 찾으려면 맨유는 한동안 힘든 시간을 보낼 것”이라고 했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남양유업 본사 차원에서 ‘밀어내기’ 지시했다
불법 ‘삥거래’를 아십니까?
여러분 집도 ‘바퀴벌레 가족’인가요?
[화보] 박대통령 방미 셋째날, 오바마 대통령과의 첫 만남 ‘화기애애’ 했던 현장
3대 영화관, 팝콘 맛 비교하니 이곳이 제일…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스포츠 많이 보는 기사

여자국수 김채영 9단, 박하민 9단과 결혼…12번째 프로기사 부부 1.

여자국수 김채영 9단, 박하민 9단과 결혼…12번째 프로기사 부부

파리 생제르맹·레알 마드리드, 챔피언스리그 PO 1차전 승리 2.

파리 생제르맹·레알 마드리드, 챔피언스리그 PO 1차전 승리

아깝게 메달 놓쳤지만…37살 이승훈, 역시 ‘한국 빙속 대들보’ 3.

아깝게 메달 놓쳤지만…37살 이승훈, 역시 ‘한국 빙속 대들보’

최성원과 차유람 앞세운 휴온스, 팀 리그 PO 기적의 막차 탈까? 4.

최성원과 차유람 앞세운 휴온스, 팀 리그 PO 기적의 막차 탈까?

한국 여자컬링, 일본 ‘완벽봉쇄’…2연승으로 1위 순항 5.

한국 여자컬링, 일본 ‘완벽봉쇄’…2연승으로 1위 순항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