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무 선임기자의 스포츠오디세이
스페인의 명가 FC바르셀로나(바르사)와 브라질은 최근 20년만 봐도 각별한 인연이 있었다. 1993년(계약 기준) 호마리우를 시작으로 96년 호나우두, 97년 히바우두, 2003년 호나우지뉴까지, 삼바 스타들이 공격 최전방에서 브라질 특유의 현란한 개인기와 놀라운 골결정력으로 캄프누 홈팬들을 사로잡은 것이다. 바르사의 상징이었다.
그러나 호나우지뉴가 2008년 여름 바르사를 떠난 이후, 공격 최전방에서 삼바 스타의 명맥은 끊겼고, 아르헨티나 출신 리오넬 메시가 그 공백을 메우고도 남을 기량으로 팀의 새 전성시대를 이끌고 있다.
바르사는 최근, ‘축구황제’ 펠레(브라질)까지 극찬한 네이마르 다 시우바(21)의 영입을 계기로 다시 삼바 스타의 활약 여부에 큰 기대를 하는 분위기다. 페드로, 호르디 알바 등 스페인 출신 선수들까지 나서 네이마르가 다음 시즌부터 캄프누 유니폼을 입게 된 것에 대해 환영 일색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네이마르는 산투스(브라질) 유니폼을 입고 최근 플라멩구와 자국리그 최종전을 치른 뒤 “바르사를 위해 뛰는 게 꿈이었다. 이것을 가능하게 해준 신에게 감사한다. 리오넬 메시, 사비 에르난데스,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와 함께 플레이를 하게 된 것은 영광”이라고 했다.
바르사는 최근 5년 동안 메시를 중심으로 스페인 토종 스타인 페드로, 세스크 파브레가스, 다비드 비야, 사비, 이니에스타, 칠레 출신 알렉시스 산체스 등이 공격의 주류를 이뤘다. 프랑스의 티에리 앙리, 카메룬의 사뮈엘 에토오, 스웨덴의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등 걸출한 골잡이들도 거쳐 갔다. 이제 20대 초반인 네이마르 합류는 메시한테 크게 의존해온 바르사에 새로운 활력소가 될 게 분명하다. 게다가 남미축구 양대 산맥 출신 두 스타의 존재감도 대단할 것 같다.
역대 삼바스타들은 자신만의 독특한 스타일과 득점력으로 바르사의 영광을 이끌었다. 1993~94 시즌 활약한 호마리우는 ‘만화 축구선수’(카툰 풋볼러)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비상한 골결정력을 선보였다. 문전에서의 유연한 움직임과 골키퍼의 허를 찌르는 슈팅은 그의 전매특허였다. 자신이 바르사와 계약할 때 약속한 한 시즌 30골을 기록했고, 요한 크라위프 감독 시대 영광의 한 축이 됐다. 데뷔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가 1994년 미국월드컵 뒤 브라질로 돌아간 뒤, 호나우두가 바르사에 입단하면서 상대 수비 3~4명쯤은 간단히 농락하는 폭발적인 스피드와 현란한 개인기, 그리고 가공할 득점력으로 역시 바르사 팬들을 오랜 동안 열광시켰다. 이어 ‘왼발의 명수’ 히바우두, ‘외계인’ 호나우지뉴가 차례로 바르사의 한 시대를 풍미했다.
5년간의 삼바 스타 공백을 메우고 바르사에 입성한 네이마르. 그가 메시와 함께 어떤 마술 같은 축구를 선보일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네이마르를 놓친 바르사의 숙적 레알 마드리드는 현재 ‘멘붕’ 상태일지도 모르겠다.
김경무 선임기자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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