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무기자의 축구 오디세이
본프레레가 갔다. 그리고 한국 축구는 다시 새 감독을 논한다. 마치 ‘백가쟁명’ 식이다.
한국 축구를 일약 월드컵 4강 반열에 올려 놓은 거스 히딩크. 아직도 그와 같은 외국인 지도자는 한국 축구의 구세주일까? 언론들이 다시 세계적 명장을 지목하기 시작했다. 베르디 포그츠, 루디 펠러…. 최근 실패한 지도자 이름까지 서슴없이 나온다.
졸지에 쫓겨난 움베르투 코엘류와 조 본프레레. 한국 축구판에 끼어들기 이전까지만 해도 그들도 명장 반열에 들었다. 그런데 왜?
본프레레 경질론이 한창 끓어오를 때, 내년 독일월드컵에서 한국인 지도자가 사령탑을 맡아보면 어떨까 생각해봤다. 주위에서도 괜찮겠다고 맞장구쳤다. 허정무 감독에 황선홍 코치, 아니면 조광래 감독에 홍명보 코치…. 여러 조합을 생각해봤다. ‘충칭의 별’ 이장수 FC서울 감독까지.
물론 시기상조라며 고개를 흔드는 이도 적지 않다. 1986년 멕시코 김정남, 90년 이탈리아 이회택, 94년 미국 김호, 98년 프랑스 차범근 등 토종 감독들이 과거 월드컵 본선무대에서 신통력을 발휘하지 못했기 때문일 게다. 어찌보면 당시 한국 축구는 우물안의 개구리 격이었다.
그러나 보자. 2002 한-일월드컵을 거치면서 한국 축구는 어느새 세계무대의 중심으로 파고들었다. 박지성이 ‘축구종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심장부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주전자리를 꿰차고, 안정환은 프랑스 1부리그(르 샹피오나)의 FC메스에서 뛴다. 이영표의 프리미어리그 진입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세계 어디에 내놔도 손색없는 스타들을 보유하게 된 것이다.
본프레레나 일부 기술위원이 훈련기간이 짧다고 아우성이지만, 그것은 세계적 흐름에도 맞지 않는다. 잉글랜드의 스벤 예란 에릭손 감독이 월드컵 예선에 대비해 마이클 오언이나 데이비드 베컴을 한달 이상씩 데려다 훈련시킨 것을 본 적 있는가?
축구협회가 명장을 끌어들여 돈을 물쓰듯 써가며, 선수들을 한 두달씩 합숙훈련시켜 월드컵을 준비하던 그런 시대는 지났다. 대표급 선수들은 그게 프리미어리그든, 케이(K)리그든, 제이(J)리그든 프로무대에서 끊임없이 경쟁하며 세계축구흐름을 쫓아가면 된다.
감독은 재목감을 발굴해내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끊임없이 스타들을 관찰하고, 그리고 그들과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으로 팀 전력을 극대화하는 게 중요한 임무다. 그런 점에서 월드컵 본선을 불과 9개월 반 남짓 앞둔 이 시점, 국내파 감독이 축구대표팀 운용에 적잖은 힘이 될 수도 있다고도 본다. 국내에도 쓸만한 지도자감이 나오고 있다. 그들의 기도 살려줄 때가 됐다. 마치 ‘불나방’처럼, 한국 축구가 외국인 지도자 하나 잘 영입해 월드컵 신화만을 쫓아 춤출 수만은 없지 않는가? ?6S kkm100@hani.co.kr
감독은 재목감을 발굴해내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끊임없이 스타들을 관찰하고, 그리고 그들과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으로 팀 전력을 극대화하는 게 중요한 임무다. 그런 점에서 월드컵 본선을 불과 9개월 반 남짓 앞둔 이 시점, 국내파 감독이 축구대표팀 운용에 적잖은 힘이 될 수도 있다고도 본다. 국내에도 쓸만한 지도자감이 나오고 있다. 그들의 기도 살려줄 때가 됐다. 마치 ‘불나방’처럼, 한국 축구가 외국인 지도자 하나 잘 영입해 월드컵 신화만을 쫓아 춤출 수만은 없지 않는가? ?6S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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