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동아시안컵 남북한 경기에 출전한 북한 선수들이 다양한 상표의 축구화를 신고 관중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관중에 손 흔들고 경기여운 즐겨
축구화도 브랜드·색깔 다양해져
축구화도 브랜드·색깔 다양해져
8년 만에 서울에 온 북한 여자축구 선수들은 달랐다.
21일 밤 열린 2013 동아시안컵 축구대회 남북한 경기. 북한 선수단 분위기는 몸을 풀 때부터 예전과 달랐다. 표정을 억제하거나 경직되지 않았고, 슈팅 연습을 하다가도 관중석 남쪽 축구팬들에게 손을 흔들기도 했다.
선수들의 자유로운 모습은 각자 신고 있는 축구화 상표에서도 드러났다. 한가지 상표가 아니라 아식스, 미즈노, 퓨마, 나이키, 아디다스 등 여러 브랜드의 축구화를 착용하고 있었다. 그만큼 각 선수들의 선호를 인정하고 있다는 방증일 것이다.
유니폼은 2010 남아공월드컵부터 북한축구팀을 후원해온 이탈리아 스포츠용품업체 ‘레게아’(LEGEA) 제품이었다.
경기 중에는 남쪽 선수들과 과격하게 부닥치는 것을 피해 조심스럽게 뛰려는 노력을 느낄 수 있었다. 후반 남쪽의 지소연이 쥐가 나 고통을 호소하자 다가와 발을 잡아 풀어주는 훈훈한 모습을 보였다.
경기를 마친 뒤 북쪽 선수들은 예전과는 다르게 경기장 중앙 관중석, 전광판 아래 붉은악마 응원석까지 달려가 허리를 굽혀 인사를 했다. 그러고는 그라운드를 가로질러 반대편으로 내달렸다. 많지 않은 관중이었지만 모두에게 정중하게 인사를 마쳤다.
예전에 남한에서 경기를 하고 나면 중앙에서 인사를 한 뒤 곧바로 퇴장했다. 그러나 21일 북쪽 선수들은 경기장 곳곳을 뛰어다녔고, 한층 여유롭고 밝은 표정으로 코칭 스태프와 여운을 나누는 게 이채로웠다. 경기 시작 전 북쪽 선수들의 보여주었던 미소는 경기 뒤에도 여전히 남았다. 굳어진 남북관계도 부드럽게 풀릴 수 있을까.
글·사진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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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때는 같은 상표의 축구화를 신었다. 광저우/김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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