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최은성을 위해” 포항 “2연패를 위해 오늘 FA컵 결승…그들이 이겨야 하는 이유

42살 맏형 수문장인 최은성

“최고참 (최)은성 형에게 우승트로피를….”(전북 김상식)

“지난해 우승의 영광을 다시 한번….”(포항 황지수)

19일 오후 1시30분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2013 하나은행 축구협회(FA)컵 결승전. 우승하면 내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확보하는 경기여서 양 팀 선수들의 각오가 남다르다.

무엇보다 전북 선수들에게는 우승해야 할 이유가 더 있다. 만 42살 맏형 수문장인 최은성을 위해서다. K리그 500경기 출장 대기록을 쌓았지만 K리그나 챔피언스리그 무대에서 우승컵을 직접 들어올려 보지 못했다. 대전 시티즌 소속이던 2001년 팀은 축구협회컵에서 우승했으나, 부상으로 결승전에 출전하지 못하고 병원에서 텔레비전을 통해 우승을 지켜봤다.

최은성은 1997~2011년 대전에만 몸담았고, 2012년 시즌 개막을 앞두고 전북으로 이적했다. 올 시즌에는 후배 권순태와의 주전 경쟁에서 앞서며 0점대 실점률(24경기 20실점)과 11경기 무실점을 기록중이다.

전북의 미드필더 김상식은 “우리는 모두 우승을 위해 죽을 각오로 뛰겠다. 거기에 은성 형의 간절함을 더해 경기에 임하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전북의 또다른 미드필더 정혁도 “은성 형님의 우승하고 싶은 간절한 마음이 있었기에 결승까지 온 것 같다. 우승컵을 꼭 가슴에 안겨주겠다”고 했다. 최은성은 “전북이 우승하는 현장에 선수로 함께 있는 것이 목표였다. 꼭 우승컵을 들고 동료들과 함께 환호하고 싶다”며 열망을 드러냈다.

‘황새’ 황선홍 감독의 포항은 2연패를 노린다. 지난해 축구협회컵 우승 당시 최우수선수로 선정됐던 황지수는 ‘포(항의 강철군단 전사들 앞에) 항(복하지 않을 자 누구인가) 우(승트로피를 드높이 들어 올리고) 승(리의 함성을 질러라! 포항 스틸러스)’이라는 사행시를 만들었다. 황선홍 감독은 “원정경기인데다 전북이 워낙 좋은 팀이라 힘든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한순간도 진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다. 외국인 선수가 없지만 단판이라 우리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겠다”고 말했다.

결전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누가 웃고 누가 울 것인가.

김경무 선임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