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협회도 진상조사 착수
여자축구 스타 박은선(27·서울시청)의 ‘성별 조사’ 논란과 관련해 후폭풍이 거세다. 수원시설관리공단은 8일, 전날 이 사태의 책임을 지고 자진사퇴를 선언한 이성균 감독의 사표를 수리했다고 밝혔다. 이 감독은 박은선의 성별 논란을 제기한 여자실업축구 감독 모임의 간사다. 간사는 이 모임의 회장 격이다. 여자축구연맹에 박은선의 성별 확인을 요구하면서 그렇지 않으면 내년 리그에 불참하겠다는 내용의 팩스를 보낸 이는 이 모임의 총무인 이미연 부산 상무 감독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19일 인천 전국체전 때 감독들이 모여 박은선과 관련해 이런 얘기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급기관인 축구협회도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조준헌 홍보팀장은 “전무가 여자축구연맹 회장과 전화통화를 해 향후 대책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축구협회가 박은선 성별 검사 기록을 분실했다는 논란과 관련해 협회는 “국제대회에 출전할 때 선수들의 성별 검사에 대한 관련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는 조건은 없다. 박은선에 대해 성별 검사 요청이 들어온 적도 없고, 검사를 한 적도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박은선은 6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성별 검사를 한두 번 받은 것도 아니다. 월드컵, 올림픽 때도 (성별 검사를) 받아서 출전했다”고 밝힌 바 있다.
여자축구연맹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현재 본 사안은 한 사람의 인권과 직결이 돼 있는 매우 민감하고 조심스러운 사회적 이슈다. 혼란을 증가시키고 한 사람의 인권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성급하고 섣부른 접근과 판단을 하기보다는, 상위기관인 대한축구협회 및 기타 여러 기관과의 긴밀한 협조를 통해 정확한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을 찾고자 노력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편 서정호 서울시청 감독을 빼고 당시 6개 팀 감독이 전국체전 모임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유동관 고양대교 감독은 별세한 아버지의 49재에 참석하느라 빠졌다고 회사 쪽이 밝혔다. 대신 코치가 참석했다. 대교 관계자는 “유동관 감독이 이 모임에 참석도 안 했는데, 그가 경질됐다는 보도가 일부 언론에서 나왔다. 박은선 건과 관련해 감독 경질은 없다. 그가 사표를 낸 적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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