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협 심판위원장이 특정심판 시험통과 도와

체력테스트서…사건 은폐 시도도

대한축구협회 심판위원장이 심판 체력테스트에서 특정 심판이 통과할 수 있도록 ‘꼼수’를 부리다 적발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축구계 관계자는 8일 “이재성(55) 심판위원장이 지난 5월 대전에서 실시한 심판 체력테스트에서 특정인물이 통과할 수 있도록 도왔고 이 사실이 발각되자 사건의 은폐를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폭로했다. <연합뉴스>의 보도다. 축구협회는 9일 오후 징계위원회를 연다.

제보자에 따르면 지난 5월 ㄱ심판이 체력테스트를 치르기 직전 ㄴ심판이 몰래 코스에 들어가 트랙에 설치된 원뿔형의 콘 위치를 바꿨다가 감독관에게 발각됐다. 체력테스트는 400ｍ 트랙에서 정해진 시간 안에 150ｍ 달리기(30초 이내)와 50m 걷기(35초 이내)를 번갈아 최소 20회를 해야 합격한다. ㄴ심판은 ㄱ심판을 위해 뛰는 거리는 줄이고 걷는 거리는 늘어나도록 콘의 위치를 바꿨다. 당시 감독관이 이 모습을 발견해 ㄱ심판을 퇴장시켰다. 감독관은 곧바로 이 사실을 축구협회에 보고했지만 심판위원장이 묵살했다.

축구협회는 뒤늦게 진상조사에 들어갔고, 이재성 위원장의 지시로 ㄴ심판이 콘의 위치를 바꾼 것으로 밝혀졌다. 사건 이후 6개월이 지난 뒤에야 진상조사가 이뤄지고 징계위가 열리면서 축구협회 내부에 이 위원장을 감싸는 세력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징계위에서 징계를 확정하기보다 위원들의 의견을 모은 뒤 회장단에 넘겨 심판위원장과 관련 심판의 징계 여부를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김경무 선임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