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전 치를 두바이에 17일 도착
상대 러시아는 이미 현지 훈련 중
상대 러시아는 이미 현지 훈련 중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스위스전 2-1 역전승의 기쁨을 안고 러시아와 평가전을 치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 17일(한국시각) 입성했다. 대표팀은 19일 밤 11시(SBS 생중계) 두바이 자빌 스타디움에서 러시아 대표팀과 올해 마지막 평가전을 치른다.
스위스전 승리는 자신감과 함께 중요한 성과를 남겼다. 우선 최전방 공격수로 기용된 김신욱(울산)이 중심을 잡았다. 위력적인 높이(196㎝)를 이용한 공중볼 장악은 물론이고 후방에서 넘어오는 전진 패스를 다루는 능력도 뛰어났다. 김신욱이 상대 수비수 1명을 달고서도 공격의 시발점 역할을 충실히 해준 덕분에 좌우 날개인 손흥민(레버쿠젠)과 이청용(볼턴)에게 시간과 공간을 확보해 줄 수 있었다.
신문선 명지대 교수는 “홍 감독이 추구하는 ‘한국형 축구’란 수비를 두텁게 한 뒤 좌우 측면을 이용한 빠른 역습 공격을 펼치는 것인데, 가운데 위치한 원톱이 살아나지 않으면 효과를 발휘하기 어렵다. 역전골 도움은 물론이고 양쪽 날개 공격수들을 향한 침투 패스나 골문 앞 움직임 등 김신욱이 제 역할을 하면서 경기를 쉽게 풀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동안 ‘대표팀의 스타일에 녹아들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았던 손흥민의 빠른발을 이용한 측면 돌파도 위협적이었다. ‘처진 스트라이커’ 역할로 후반 교체 투입된 이근호(울산)도 역전골을 뽑아내며 기대에 부응했다. 단순하게 전방으로 공을 띄우는 플레이에서 탈피해, 잘게 잘게 패스를 통해 전방 공격로를 열어가는 ‘홍명보식 축구’도 점차 틀을 잡아가고 있다.
공격과 달리 수비에서는 몇 차례 허점을 노출했다. 스위스전 시작 6분 첫 실점 장면이나 전반 22분 오프사이드를 유도하다 한번의 침투 패스로 골키퍼와의 1대1을 허용한 것이 사례다. 수비 지역에서는 좀더 안전한 공 처리와 공간을 장악하는 지능적인 움직임이 필요하다.
러시아전에서는 체력 싸움이 관건이다. 두바이에 일찍 도착한 러시아는 15일 현지에서 세르비아와 평가전을 치렀고, 두번째로 한국과 맞선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9위 러시아는 브라질월드컵 유럽예선에서 포르투갈을 제치고 F조 1위(7승1무2패)로 본선 직행 티켓을 따낸 강호다. 예선 10경기에서 5실점만을 허용해 스위스(6실점)보다 강한 수비력을 선보였다. 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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