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골잡이로 나서도 되겠네!’
한국판 ‘기라드’(리버풀 주장 스티븐 제라드를 빗대 자신이 단 별명) 기성용(25·선덜랜드). 그의 공격 본능이 시즌이 더해가면서 폭발을 거듭하고 있다. 직접 골까지 넣으며 해결사 노릇까지 톡톡히 해내고 있다. 선덜랜드 팬들은 미드필더 기성용의 최근 활약에 탄성을 연발하고 있다. 이번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첫 필드골까지 터뜨리며 포효했다.
11일(현지시각) 영국 런던의 크레이븐 코티지에서 열린 선덜랜드와 풀럼의 2013~2014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1라운드. 기성용은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4-1 대승의 기폭제가 됐다. 페널티골을 포함해 해트트릭을 작성한 애덤 존슨(27·잉글랜드)에 이어 가장 눈부셨다.
기성용은 팀이 1-0으로 앞서던 전반 41분 벼락 같은 슛으로 골을 폭발시켰다. 오른쪽 코너 부근에서 애덤 존슨이 왼발 땅볼 프리킥으로 문전 중앙으로 공을 찔러주자, 논스톱 오른발 터닝슛으로 밀집 수비벽을 뚫고 골문을 갈랐다. 시즌 통산 3호골이자, 정규리그 2호골째.
팀이 2-1로 앞서던 후반 24분. 기성용은 이날 2만5000여명의 풀럼 팬들 앞에서 상대 중원을 빠르게 파고들다 오른쪽 측면으로 침투하던 애덤 존슨에게 절묘한 스루패스를 찔러줘 쐐기골의 기회를 만들어줬다.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상대 진영을 일거에 무력화시킨 절묘한 패스였다. 영국의 <스카이스포츠>는 “역습 교과서에 나올 골이다. 기성용이 반대쪽에서 쇄도하는 존슨에게 자로 잰 것처럼 공을 전달했다”고 높게 평가했다. 기성용의 발끝에서 시작된 이 세번째 골은 경기 최고의 골(골 오브 더 매치)로 뽑혔다. 스카이스포츠는 기성용한테 평점 8을 부여했다. 기성용은 이날 페널티골로 1골을 더 기록할 수 있었으나 애덤 존슨의 해트트릭을 위해 이를 양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시즌에 비하면 기성용의 활약은 실로 눈부시다. 2012~2013 시즌 스완지시티에서 고작 3도움을 기록했다. 프리미어리그 29경기에 출전했으나(20번 선발, 9번 교체 출장) 1골도 넣지 못했다. 골잡이가 아닌 수비형 미드필더란 점을 고려한다 해도 그의 활약은 미미했다. 선덜랜드로 임대된 이번 시즌엔 확 달라진 모습이다.
선덜랜드는 이날 승리로 4승5무12패 승점 17로 크리스털 팰리스(5승2무14패 승점 17)와 동률을 이뤘으나 골득실차에서 3점 앞선 19위로 탈꼴찌에 성공했다. 그러나 여전히 2부 리그 강등권이다.
한편 카디프시티는 김보경(25)이 풀타임을 소화한 가운데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의 홈경기에서 0-2로 패했다. 이번 시즌 1부 리그로 승격한 카디프시티도 4승6무11패(승점 18) 18위로 역시 강등권이다. 첼시는 이날 헐시티 원정에서 에덴 아자르, 페르난도 토레스의 골로 2-0 승리를 거두고 단독선두로 나섰다. 14승4무3패 승점 46. 1경기를 덜 치른 아스널(14승3무3패 승점 45)에 승점 1 앞섰다.
김경무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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