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마일러가 10일(한국시각) 선덜랜드와의 잉글랜드 축구협회(FA)컵 8강전에서 팀의 두번째 골을 넣은 뒤 코너킥 깃대를 들이받는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헐/액션 이미지스 뉴스1
상대감독 비판·언론보도 조롱…EPL 선수들, 재치있게 표현
‘축구를 예술로 승화시켰다.’
멋있는 패스와 골에만 해당되는 얘기는 아니다. 골 세리머니도 얼마든지 예술이 될 수 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데이비드 마일러(헐시티)는 8일 전 ‘당한’ 헤딩을 재연했다. 마일러는 10일(한국시각) 열린 선덜랜드와의 잉글랜드 축구협회(FA)컵 8강전에서 팀의 두번째 골을 넣은 뒤 코너킥 깃대로 뛰어갔다. 이어 깃대에 걸린 깃발을 머리로 들이받는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지난 2일 뉴캐슬 유나이티드 앨런 파듀 감독에게 당했던 박치기를 앙갚음했다. 파듀 감독은 1억8000만원의 벌금을 받았지만 마일러에겐 “골 세리머니를 예술로 재창조했다”(영국 <비비시>)는 찬사가 쏟아졌다.
첼시의 사뮈엘 에토오(33)는 자신을 향한 논란에 ‘행위예술’로 답했다. 9일 토트넘전에서 선제골을 넣은 에토오는 코너킥 깃대를 붙잡고 허리를 부여잡는 ‘노인 세리머니’를 펼쳤다. 조제 모리뉴 첼시 감독이 최근 비공식 행사장에서 “(에토오의 나이가) 32살인지 35살 이상인지 아무도 모른다”는 말을 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온 이후였다. 계약하면서 종종 나이를 속이는 것으로 알려진 아프리카 출신 선수들을 거론한 농담이었는데 에토오는 이를 재치있게 받아쳤다. 영국 <데일리 메일>은 “골을 넣은 에토오는 마치 십대 같았다. 진짜 나이에 대한 궁금증을 기발한 세리머니로 받아쳐 모리뉴를 기쁘게 했다”고 평가했다.
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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