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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어지고 또 넘어져도…우리 사전에 ‘골’은 없다

등록 2014-06-02 16:03수정 2014-06-02 21:59

2014 브라질 월드컵 D-10

정성룡 등 ‘문지기’ 3인방
핸드볼공보다 작은 스킬볼 훈련
처음엔 실수 연발…점점 좋아져
“한번 훈련하면 1.5㎏ 빠져요”
“슈팅 훈련하러 온 사람 같아.”

김봉수(44) 축구대표팀 코치는 훈련장에서 가장 많은 땀을 흘리는 사람 중 한 명이다. 골키퍼 전담 코치인 그는 하루에도 수십, 수백번 슛을 한다. 그와 골키퍼 3명의 훈련 장면을 멀리서 보고 있자면 누가 훈련 중인 선수인지 헷갈릴 정도다. “공을 차는 사람이 더 힘들어 보인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물론 그에게 훈련을 ‘당하는’ 정성룡, 김승규, 이범영은 다른 말을 할지도 모른다. “한번 훈련하면 1.5㎏이 빠질 정도”(이범영)라니 그 고충을 짐작할 만하다.

골키퍼 정성룡이 1일 오후(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세인트토머스대학교 축구장에서 빠른 슈팅을 막는 능력을 키우기 위해 핸드볼 공보다 작은 ‘스킬볼’로 훈련을 하고 있다. 마이애미/연합뉴스
골키퍼 정성룡이 1일 오후(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세인트토머스대학교 축구장에서 빠른 슈팅을 막는 능력을 키우기 위해 핸드볼 공보다 작은 ‘스킬볼’로 훈련을 하고 있다. 마이애미/연합뉴스

이들 가운데 2명은 ‘만약을 위한’ 땀을 흘리는 중이다. 포지션의 특성상 주전 골키퍼 1명을 제외한 나머지 2명이 브라질월드컵 본선에 출장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주전 골키퍼가 심각한 부상을 당하지 않는 한 한 경기에 3장밖에 주어지지 않은 교체 카드를 골키퍼에게 쓰긴 어렵다. 경기의 흐름을 바꾸거나 득점을 올리기 위해선 필드 플레이어의 교체가 우선이기 때문이다. 2002년과 2006년 월드컵에선 이운재가, 2010년 월드컵에선 정성룡이 한국팀의 전 경기를 소화했다.

2일(한국시각) 축구대표팀의 미국 마이애미 훈련장엔 핸드볼공보다 더 작은 공이 등장해 김 코치와 골키퍼들의 땀을 뺐다. ‘스킬볼’이라 불리는, 선수들이 드리블 등의 기술을 연마할 때 사용하는 가장 작은 크기의 축구공이다. 한손에도 쉽게 잡히는 크기지만 무게가 있어 속도가 붙으면 일반 축구공보다 더 빠르게 움직였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도 효과를 본 훈련법이다.

김 코치는 오전과 오후, 두 차례 훈련 모두 스킬볼을 사용했다. 골문 앞에 장애물을 세워놓고 뜀뛰기를 한 뒤 날아오는 김 코치의 슛을 막아야 하는 골키퍼들은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크기가 작아 겨드랑이 사이로 빠져나가기 일쑤였다. 선방이라도 나오면 자연스레 박수와 함성이 터져 나왔다.

축구공보다 작은 공을 강하게 차야 하는 김 코치의 얼굴에도 땀이 비오듯 쏟아졌다. 작은 공을 정확히 맞히는 게 힘든지 오전 훈련에선 빗맞는 슛이 속출했다. 오후엔 실수가 크게 줄었다. 지켜보던 기자들 사이에선 “연습하고 온 거 아니냐”는 우스갯소리도 나왔다.

대표팀 골키퍼들은 이 훈련을 통해 브라질월드컵 공인구 브라주카에 대한 적응력을 키우는 중이다. 브라주카는 2010년 공인구 자블라니보다 공기 저항이 크게 줄었다. 황보관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은 “특히 선수의 발을 떠난 뒤 10~20m 구간에서 체감 스피드가 향상됐다. 빨라진 공에 대한 적응력을 높이는 효과를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선수들도 훈련에 만족하는 듯했다. 정성룡은 “작은 공으로 훈련하다 큰 공을 잡으면 눈이나 팔다리가 좀더 편안하게 반응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범영은 “유럽 선수들은 패스 타이밍이 빠르기 때문에 골키퍼도 발놀림이 빨라야 좋은 위치를 선정할 수 있다. 오늘처럼 훈련하면 한번에 1.5㎏ 정도 빠지는데 충분한 식사로 보충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이애미/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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