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허은별(흰색 3번)이 29일 열린 한국과의 여자축구 준결승에서 후반 추가시간 종료 직전 극적인 결승골을 넣은 뒤 환호하고 있다. 북한이 2 대 1로 이겨 결승에 진출했다. 북한은 10월1일 일본과 금메달을 놓고 겨룬다. 인천/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북한 허은별 추가시간 골 2-1 승
내일 북-일 결승·남-베트남 3·4위전
남 윤덕여 감독 “북 꼭 우승했으면”
내일 북-일 결승·남-베트남 3·4위전
남 윤덕여 감독 “북 꼭 우승했으면”
마지막 1분에서 졌다. 한국 대표팀이 29일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열린 여자축구 4강전에서 체력과 기술에서 절대 우위인 북한을 맞아 후반 추가시간에 결승골을 내줘 1-2로 졌다. 북한은 지난 대회 우승팀 일본과 새달 1일 결승전을 치른다. 북한에 진 한국은 같은 날 베트남과 3·4위전을 갖는다.
전반 45분은 북한이 지배했다. 한국이 먼저 넣은 골이 북한을 자극했다. 한국은 전반 12분 상대 벌칙구역 5m 밖에서 프리킥을 얻어냈고 이를 정설빈이 무회전에 가까운 중거리슛으로 상대 골문을 열었다. 선제골을 내준 북한 선수들은 마치 전반 45분 안에 승부를 끝낼 것처럼 밀어붙였다. 국제축구연맹 랭킹 11위 북한의 저돌적인 공격에 17위 한국은 일방적으로 밀렸다. 전반 21분과 23분 북한의 슛이 크로스바와 골대를 맞혔고, 결국 36분 리예경이 오른쪽에서 올라온 땅볼 크로스를 골문으로 방향만 바꿔 밀어넣어 동점을 만들었다.
후반전은 한국의 저력이 빛났다. 후반 15분이 넘어가자 북한 선수들의 발이 눈에 띄게 느려졌다. 선제골의 가치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미드필더 전가을이 역습을 이끌었고 지소연이 해결사 역할을 맡았다. 후반 44분 지소연이 경기를 끝낼 수 있었다. 상대 공격을 차단해 벌칙구역 정면 5m까지 몰고온 지소연이 오른발 중거리슛을 때렸고 공을 쫓다 방향을 놓친 골키퍼의 키를 넘겼으나 크로스바를 정면으로 때리고 말았다.
후반 추가시간 3분이 끝날 즈음 수비수 임선주의 헤딩 백패스가 가로채기를 당하면서 90분 승부는 막을 내렸다. 2013년 북한이 우승한 동아시안컵에서 한국을 상대로 동점골·역전골을 터뜨렸던 허은별이 이번에도 결승골의 주인공이 됐다. 윤덕여 감독은 경기 뒤 “선수들이 힘들어해서 감독으로서 미안하다. 북한 감독에게도 꼭 우승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인천/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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