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 장비 배치부터 훈련까지 직접 지휘
박주호 “세밀한 부분도 민감…기본기 공들여”
박주호 “세밀한 부분도 민감…기본기 공들여”
독일인 울리 슈틸리케(60) 축구 대표팀 감독은 ‘디테일’에 강했다. ‘슈틸리케 1기’의 소집훈련 첫날인 7일 감독은 큰 걸음으로 거리를 측정해가며 훈련에 쓰이는 장비들을 직접 배치했다. 선수들의 스트레칭은 카를로스 아르무아 수석코치에게 맡겼지만 수비수들의 조직력 훈련은 직접 지휘했다. 자신이 놓은 콘의 위치에 맞춰 수비수들의 간격을 조정해가며 상황에 따른 움직임을 설명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체력 회복에 중점을 두겠다”던 사전 설명과 달리 첫날임에도 두 시간 가까이 훈련을 진행했다. 평소보다 늦은 오후 5시에 시작된 이날 훈련은 해가 진 뒤에도 계속됐다.
독일 분데스리가 마인츠에서 뛰는 박주호는 이날 경기도 파주 국가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 들어오면서 자신이 직접 겪은 독일 축구 지도자들의 스타일을 설명했다. “사소한 문제도 가볍게 여기지 않는다. 세밀한 부분에 대해서도 민감하고 무엇보다 기본기를 유지하는 데 공을 들인다. 그게 독일 스타일인 것 같다. 독일 축구가 강한 이유도 차근차근 철저하게 준비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대한축구협회도 이름값보다 내실을 믿고 슈틸리케 감독을 낙점했다. 슈틸리케 감독을 여러차례 대면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차분하고 주변 얘기에 휩쓸리지 않는 분 같았다”고 평가했다.
그의 꼼꼼함과 세심함이 선수들에게 전달되기 위해서 통역을 거쳐야 한다는 건 ‘옥에 티’다. 슈틸리케 감독은 20대 초반 8년 동안 스페인 레알마드리드에서 뛴 덕분에 스페인어를 모국어 못지않게 구사한다. 그가 대표팀 수석코치로 데리고 온 아르무아 수석코치도 아르헨티나 출신이라 슈틸리케 감독의 ‘공식 언어’는 스페인어다. 선수들 가운데 기성용은 영어를, 차두리와 손흥민은 독일어를 현지인처럼 능숙하게 한다. 그런데 스페인어는 생소한 언어라 훈련 중에도 슈틸리케 감독이나 아르무아 코치의 지시사항은 통역이 나서지 않으면 좀처럼 전달되지 못했다.
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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