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왼쪽)가 지난 10일(현지시각) 벨로 호리존테의 에스타디오 미네이랑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남미예선 원정 11차전에서 브라질의 페르난지뉴와 공을 다투고 있다. 벨로 호리존테/로이터 연합뉴스
2018 러시아월드컵 본선에서는 리오넬 메시(29·FC바르셀로나)를 볼 수 없을 지도 모른다. ‘가정’이 아니라 ‘현실’이다. 16일 오전 8시30분(한국시각)에 아르헨티나 산후안의 에스타디오 델 비센테나리오에서 열리는 아르헨티나와 콜롬비아의 러시아월드컵 남미예선 12차전에 지구촌 축구팬들의 관심이 몰리는 이유다. 자칫 패할 경우 아르헨티나는 더 깊은 추락의 길로 빠져들기 때문이다.
브라질과 남미축구 양대산맥으로 불리는 아르헨티나는 총 10개 팀이 홈 앤드 어웨이로 풀리그를 벌이는 남미예선에서 팀당 11경기씩을 마친 현재 6위로 추락해 있다. 4승4무3패로 승점 16. 남미예선에서는 최종순위 4위까지 월드컵 본선에 직행하고, 5위는 오세아니아 대륙예선 2위 팀과 플레이오프를 벌여 본선행을 결정한다. 아르헨티나는 현 시점에서는 본선 탈락권이다. 이번에 콜롬비아에 지면 악몽이 더욱 현실화된다.
아르헨티나는 메시가 부상에서 복귀했음에도 지난 10일(현지시각) 브라질과의 남미예선 원정 11차전에서 0-3으로 패해 아직도 충격 속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날 메시가 주장 완장을 차고 곤살로 이과인, 앙헬 디마리아 등 간판 스타들이 총출격했으나, 브라질의 필리페 쿠티뉴(전반 24분), 네이마르(전반 45분), 파울리뉴(후반 14분)에게 연속골을 얻어맞고 무너지고 말았다.
리오넬 메시(가운데)가 지난 10일 2018 브라질월드컵 남미예선 원정 11차전에서 브라질 선수에게 포위돼 있다. 벨로 호리존테/AP 연합뉴스
위기의 아르헨티나호를 이끌고 있는 에드가르도 바우사 감독은 “아직 자력으로 월드컵 본선에 진출할 수 있다. 이를 의심해본 적도 없다”고 강조했지만 콜롬비아는 현재 5승3무3패로 남미예선 3위를 달리고 있는 강팀이어서 홈 이점이 있어도 승리를 장담하기는 어렵다. 브라질과의 맞대결 패배로 선수들 사기가 처져 있는 것도 문제다. 콜롬비아에는 세계적 공격수 하메스 로드리게스(25·레알 마드리드)가 포진해 있는 등 막강한 공격력을 자랑하는 팀이다. 아르헨티나로서는 결국 당대 최고 스타 메시가 이날 경기에서 해결사 노릇을 해줘야 벼랑 끝에서 벗어날 수 있다.
리오넬 메시(오른쪽)가 에드가르도 바우사 감독이 지켜보는 가운데 13일(현지시각)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아르헨티나축구대표팀 훈련캠프에서 그라운드를 걷고 있다. 부에노스아이레스/로이터 연합뉴스
아르헨티나와는 달리, 네이마르(24·FC바르셀로나)가 주축을 이루는 브라질은 최근 5연승의 파죽지세로 남미예선 1위(7승3무1패 승점 24)를 질주하고 있다. 올해 코파 아메리카(남미축구 국가대항전) 조별리그 탈락으로 다시 한 번 삼바축구의 자존심을 구겼으나, 카를루스 둥가 감독 경질 뒤 치치(55) 감독이 팀을 맡은 이후 완전히 달라진 모습으로 삼바팬들을 열광시키고 있다.
둥가 감독 시절 브라질은 남미예선에서 6위로까지 처지는 등 수렁 속에서 빠져 나오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 9월1일 에콰도르 원정에서 3-0 승리를 거둔 이후 콜롬비아(2-1), 볼리비아(5-0), 베네수엘라(2-0) 등을 연이어 잡으며 상승가도를 달리고 있다. 특히 지난 10일 열린 아르헨티전 대승은 뜻깊었다. 2년 전 7월 2014 브라질월드컵 본선 독일과의 4강전 때 이곳에서 1-7로 참패를 당해 홈팬들을 충격 속에 빠뜨렸는데, 이번 승리로 ‘미네이랑의 악몽’에서 벗어났기 때문이다. 브라질은 15일 리마에서 페루와 남미예선 원정 12차전을 앞두고 있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