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홍 FC서울 감독이 15일 저녁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7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F조 조별리그 웨스턴 시드니와의 3차전에서 경기가 풀리지 않자 고민에 빠져 있다. 연합뉴스
“전북 현대는 포백이 강화돼 좋아 보인다. 제주 유나이티드는 많이 넣고 많이 먹는 축구를 하지만 경기력이 탄탄하다. FC서울은 주축 선수들의 대거 이탈로 문제가 심각해 보인다. 수원 삼성은 공격에서 특정 선수 의존도가 크다.”
한준희 <한국방송>(KBS) 해설위원이 16일 2017 시즌 초반 K리그 클래식 주요 4개 구단에 대해 내놓은 전력평가표다. 시즌 초반이지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팀당 3경기)와 정규리그(1, 2라운드)를 치러본 결과, 이들 구단의 희비가 크게 엇갈리고 있다.
지난해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 전북 현대는 레오나르도(이적)·로페즈(부상) 등 일부 핵심 전력의 이탈에도 올해 탄탄한 전력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지난 5일 정규리그 안방 개막전에서 후반 추가시간 3분 극적 결승골(김신욱)로 전남 드래곤즈를 2-1로 잡은 데 이어, 11일 수원 삼성과의 방문경기에서는 2-0(김보경·이재성 골)으로 승리해 ‘닥공’의 건재함을 뽐냈다. 출전자격 박탈로 올해 챔피언스리그에 나가지 못한 아쉬움은 크지만 올해는 정규리그에만 전념할 수 있게 돼 ‘봉동이장’ 최강희 감독은 다소 느긋한 상황이다.
김신욱이 최전방에서 레오나르도의 공백을 메워주며 골잡이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고, 중원에서는 김보경·이재성이 여전히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무엇보다 김진수(왼쪽부터)-이재성-김민재(신인)-이용으로 새롭게 꾸려진 포백이 강화된 점이 눈에 띈다. 최강희 감독은 지난해 조성환·박원재 등 노장이 많은 포백이 불안함을 보이자 울산 현대에서 이용과 이재성, 그리고 독일에서 김진수를 데려와 보강했는데 일단 효과를 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조성환 감독의 제주 유나이티드는 2연승을 올리며 골득실차에서 앞서 전북 현대를 제치고 정규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챔피언스리그 G조 조별리그에서는 1승1무1패로 조 2위다. 한준희 해설위원은 “제주는 수비가 불안해 실점은 많이 하지만 선수단의 양적·질적 퀄리티가 좋고, 공격 옵션도 다양하다. 전북과 함께 올 시즌 2강임에 틀림없다”고 평가한다.
반면 지난 시즌 K리그 클래식 챔피언 FC서울은 시즌 초반 총체적 난국이다. 정규리그에서는 1승1무로 3위지만, 챔피언스리그 F조 조별리그 3경기에서 모두 패해 16강 진출이 사실상 어려워졌다. 시즌 초반 부진은 병역, 이적 등 주요 선수들의 이탈로 인한 공백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삼바특급’ 아드리아노를 중국 2부 리그 스자좡으로 비싼 값을 받고 보낸 것이 ‘독’이 돼 돌아오고 있다. 다카하키(FC도쿄), 윤주태(상주 상무)의 공백도 크다. 다카하키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하대성을 복귀시켰으나 부상으로 나오지 못하고 있다. 아드리아노 대타로 영입한 마우링요도 아직 파괴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최전방 공격을 책임지고 있는 데얀도 부진하고, 베테랑 박주영도 부상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베테랑 중앙수비수 곽태휘도 부상 중이다.
애초 최용수 감독 시절 FC서울은 스리백을 써왔으나, 지난 시즌 지휘봉을 잡은 황선홍 감독은 올해 포백을 들고 왔는데 선수들이 이에 적응하지 못해 어이없는 골을 많이 내주고 있다. 포백은 김치우(왼쪽부터)-오스마르-김동우-신광훈이 꾸리고 있는데, 새로 영입한 신광훈은 아직 이렇다 할 플레이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골키퍼 유상훈이 상주 상무로 입대하면서 유현이 분투하고 골키퍼 자리도 불안하다.
서정원 감독의 수원 삼성은 정규리그 1무1패로 부진하고, 챔피언스리그 G조 조별리그에서도 2무 끝에 3차전에서 약체인 홍콩의 이스턴FC를 힘겹게 1-0으로 꺾고 첫 승을 올렸지만 16강 진출까지는 험난한다. 주전감으로 쓸 스쿼드 자원이 부족한데다 공격에서 염기훈-조나탄 의존도가 큰 것, 그리고 확실한 중앙 미드필더가 없는 게 약점으로 지적된다.
김경무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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