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창 물오른 골 감각을 뽐내고 있는 FC서울 골잡이 데얀. 지난 19일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원정경기에서는 해트트릭까지 기록했다. FC서울 제공
1위와 6위.
K리그 클래식을 대표하는 전북 현대와 FC서울 두 구단의 성적은 이만큼이나 차이가 난다. 승점도 각각 44점과 34점으로 10점 차다. 그러나 지난 2일 FC서울은 홈으로 전북을 불러들여 2-1로 짜릿한 승리를 거둔 바 있다. 비가 뿌리는 속에서 1만7571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후반 추가시간 4분께 윤일록의 오른쪽 코너킥 뒤 박주영이 문전 중앙에서 왼발 돌려차기로 천금 같은 결승골을 터뜨린 것이다. 선두를 달리던 전북으로선 충격적인 패배였다.
두 팀이 이번에도 다시 상암벌에서 격돌해 팬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23일 저녁 7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2017 케이이비(KEB) 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3라운드에서다. 황선홍(49) 감독의 FC서울은 지난 19일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원정경기에서 고요한의 선제골, 데얀의 해트트릭, 곽태휘의 쐐기골을 묶어 5-1 대승을 거뒀다. 시즌 첫 3연승의 상승세다. 초반 부진으로 중위권(9승7무6패)이지만 이번에 다시 전북을 잡으면 상위권으로 도약할 수 있다. FC서울은 지난 시즌 최종전에서 박주영의 결승골로 전북을 잡고 역전 우승을 일궈낸 기분 좋은 추억을 가지고 있다.
지난 19일 홈에서 광주FC를 3-1로 잡고 환호하는 전북 현대 선수들. 전북 현대 제공
최강희(58) 감독의 전북은 지난 2일 패배의 설욕을 벼른다. 19일 홈에서 열린 22라운드에서 에두, 이재성, 이승기의 골로 광주FC를 3-1로 잡고 2연승을 올리며 선두 자리(13승5무4패)를 공고히 했다. 그러나 2위 울산 현대(12승5무5패 승점 41)와는 승점이 3점 차밖에 나지 않는다. FC서울을 반드시 잡아야 하는 이유다. 에두, 이동국, 김신욱 등 골잡이들의 활약이 좋아 누구를 원톱으로 내보내야 할지 고민이다. 최강희 감독은 “가위바위보라도 해야 되나 싶다”고 농담할 정도다. 특히 36살인 에두는 지난 17일 전남 드래곤즈와의 경기부터 5경기 연속 골을 터뜨렸다.
FC서울은 전북과의 격돌을 앞두고 “때로는 기억이 기록을 넘어서게 한다. 그리고 그 기억의 힘으로 우리는 나아간다”는 글귀를 누리집 프런트 페이지에 올려놨다. 승리의 기분 좋은 추억이 또 다른 승리를 부를 것인가, 아니면 ‘닥공’ 전북이 멋진 설욕전을 펼치며 최강의 위용을 과시할 것인가? 이번 일요일 상암벌 라이벌전이 축구팬들을 부르고 있다.
김경무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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