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친선전 0-1 패배
결국 기댈 언덕은 유럽에서 훨훨 날고 있는 박지성(PSV에인트호벤) 이영표(〃) 설기현(울버햄프턴) 등 국외파인가? 본프레레호가 결전을 5일 앞두고 열린 마지막 모의고사에서 졸전 끝에 패했다. 공격 허리 수비 어느 것 하나 확실한 믿음을 주지 못했다. 특히 본프레레 감독이 뽑아든 ‘유상철 카드’도 실패로 끝나 수비 보완이 최대의 과제로 떠올랐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4일 밤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집트대표팀과의 평가전에서 무력한 경기 끝에 0-1로 패해, 9일 열리는 2006 독일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에이(A)조 첫 경기를 앞두고 불안감을 떨어내지 못했다. 조 본프레레 감독은 미국 엘에지 전지훈련에서 조직력에 큰 구멍을 보인 수비진의 핵으로 이날 몸 상태가 좋지 않은 34살 노장 유상철(울산)을 기용하는 실험을 했다. 좌우 수비진에는 박재홍(전남)과 박동혁(전북)이 포진했다. 하지만 유상철은 전반 5분 상대 공격 때 어이 없이 공을 뒤로 빠뜨리는 등 허점을 보였으며, 오른쪽 수비인 박동혁도 번번이 공격수를 놓쳤다. 결국, 전반 14분 오른쪽 수비 쪽이 뚫리면서 에마드 아브델 나비에게 골을 내주고 말았다. 공격 때 3-4-3 시스템에서 수비 때에는 2명의 좌우 허리가 가세해 5명이 방어에 나섰지만, 빠르게 파고드는 상대 공격수를 효과적으로 막아내지 못했다. 대인방어 능력이 크게 미흡했다. 이동국(광주)을 원톱, 발빠른 정경호(울산)와 이천수(누만시아)를 좌우 공격수로 기용한 한국팀은 전반 30분 김남일-정경호-이동국으로 이어지는 멋진 연결로 동점 기회를 맞았다. 하지만 이동국의 왼발슛이 골키퍼 정면에 걸렸다. 김남일(수원)과 김상식(성남)이 포진한 중앙 미드필드진은 느린 플레이로 최전방 공격수에 원활하게 실탄을 공급해주지 못해 좀처럼 골 기회를 만들어주지 못했다. 본프레레 감독은 후반 들어 유상철 대신 유경렬(울산)을 투입해 수비에 안정을 꾀했고 더 이상 실점은 하지 않았다. 조재진(시미즈)이 이동국 대신 원톱으로 투입돼 후반 37분 골이나 다름없는 헤딩슛을 연결시키는 등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신문선 에스비에스 해설위원은 “미드필더와 공격수들간에 사전에 약속된 플레이가 없는 등 공격 전술부재를 드러냈다”고 평가했다.
■ 양팀 감독의 말
◇ 조 본프레레 감독(한국)=전반 출발이 느렸다. 수비와 미드필드에서 견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공이 흐르는 속도도 느려서 힘들었다. 후반에는 속도가 살아나 기회가 많았다. 선수들은 오늘 경기에서 경기 초반부터 리듬을 빨리 살려내지 못하면 어려움에 빠진다는 교훈을 얻었을 것이다. 유상철은 실전감각을 키우기 위해 투입했다. 그러나 쿠웨이트전에 투입할지는 두고봐야 한다.
◇ 하산 세하타 감독(이집트)=두 팀에 모두 유익한 경기였다. 쿠웨이트는 이집트와 같은 중동국가로, 굉장히 좋은 팀이다. 한국이 수비라인을 잘 준비해야 할 것 같다. 첫 골은 한국 수비 실수라기보다 우리 전술의 결과다. 김경무 김창금 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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