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삼성의 염기훈이 2일 저녁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9 축구협회(FA)컵 4강 2차전에서 화성FC를 상대로 골을 넣은 뒤 환호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36살 왼발의 명수 염기훈은 건재했다. 홀로 3골을 폭발시키며 수원 삼성을 대망의 케이이비(KEB)하나은행 2019 축구협회(FA)컵 결승에 올려놓은 것이다.
이임생 감독의 수원 삼성은 2일 저녁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4강 최종 2차전에서 염기훈이 후반 14분 왼발 프리킥으로 골을 성공시키며 합계 전적 1-1로 돌린 뒤, 연장 후반 1분께 아크 왼쪽에서 폭발적인 왼발슛을 터뜨린 데 힘입어 3-0 완승을 거뒀다. 염기훈은 연장 후반 6분에는 페널티킥까지 침착하게 성공시키며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염기훈이 프리킥을 성공시킨 뒤 포효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지난달 18월 화성주경기장에서 열린 1차전에서 문준호에게 결승골을 내주며 김학철 감독의 화성FC한테 0-1로 졌던 수원 삼성은 K리그1의 자존심을 살리며 우승까지 노릴 수 있게 됐다.
비슷한 시각 상주시민운동장에서 열린 다른 4강 최종 2차전에서는 내셔널리그의 대전 코레일이 K리그1의 상주 상무를 극적으로 따돌리고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대전 코레일 선수들이 2일 저녁 상주시민운동장에서 열린 2019 축구협회컵 4강 2차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상주 상무를 잡고 결승에 오른 뒤 기쁨을 만끽하고 잇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김승희 감독의 대전 코레일은 이날 후반 44분 장원석의 골로 승리를 눈앞에 두는 듯 했지만 후반 추가시간 2분 김진혁에게 통한의 헤딩 동점골을 내주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지난달 18일 한밭종합운동장에서 열린 1차전에서 1-1로 비겼기 때문이다.
연장전에서도 두팀은 연장 전반 12분 강상우 페널티골(상주 상무), 3분 뒤 이경민(대전 코레일)의 골이 터지는 등 서로 장군멍군하며 2-2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결국 승부차기에서 대전 코레일은 4-2로 짜릿한 승리를 맛봤다.
대전 코레일이 축구협회컵 결승에 오른 것은 창단 이후 처음이다. 4강에 오른 것도 전신인 인천 한국철도(2005년) 이후 14년 만이다. 2005년 울산 현대미포조선에 이어 3부 리그 격인 내셔널리그 팀으로는 두번째로 축구협회컵 결승에 오르게 됐다. 그러나 내셔널리그 팀이 축구협회컵에서 우승한 적은 없다.
팬들을 향해 환호하는 대전 코레일 선수들. 대한축구협회 제공
대전 코레일은 32강전에서 울산 현대, 8강전에서는 강원FC를 각각 2-0으로 잡는 등 돌풍을 일으켰다. 이날 경기는 태풍 미탁의 영향으로 인한 폭우로 그라운드 여기저기 물이 고여 공이 제대로 구르지 않는 등 악조건 속에서 치러졌고, 두팀 선수들은 사투를 벌여야 했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