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빙룸 컵’ 챌린지에 참여하고 있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호날두 인스타그램 갈무리
‘안녕 여러분∼ 호날두 아저씨야. 오늘은 복근운동을 같이 해볼 거야.’
축구 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5·유벤투스)가 코로나19로 집에 머물러야 하는 팬들을 위해 ‘랜선’(온라인) 트레이너로 나섰다. 호날두는 5일(한국시각)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영상에서 바닥에 누운 채로 상체와 다리를 들어 올리고 45초 동안 두 팔을 발목에 갖다 대는 복근운동을 소개했다.
단순히 운동만 알려주는 게 아니다. 호날두는 45초 간 142번 동작을 반복한 뒤 “내 기록에 도전하라”며 팬들을 북돋웠다. 팬들은 ‘리빙룸 컵’이라고 이름 붙인 이 챌린지에 약 일주일 간 수천개의 영상을 보내며 호응했다. 후원사 나이키는 앞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의 하나로 리빙룸 컵 행사를 계속 진행한다. 다음 주자는 리우패럴림픽 펜싱 금메달리스트 베베 비오(32·이탈리아)다.
‘리빙룸 컵’ 챌린지에 참여한 사람들. 호날두 인스타그램 갈무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전설’ 라이언 긱스(47)도 랜선 트레이너가 됐다. 라이언 긱스는 자신이 운영하는 호텔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매주 월요일 운동 강의를 연다. 그는 “운동하지 않는 것에는 변명이 있을 수 없다. 낮에 열심히 운동하고, 집에서 안전히 머무르길 바란다”고 말했다.
국내에선 K리그 스타 김민우(수원), 정태욱(대구), 이동준(부산), 이동경(울산), 오세훈(상주) 등이 팬들의 건강을 위해 나섰다. 이들은 ‘랜선운동 크루’라는 이름으로 6월30일까지 100일 간 총 750명의 팬과 함께 홈 피트니스를 진행한다. 선수들은 영상으로 자신 만의 운동법을 공유하고 팬들은 매일 5분 이상 운동한 타이머 사진을 올려야 한다. 참가자들은 실천보증금 1만원을 내고, 운동을 하지 못한 날만큼 이를 기부해야 한다.
‘랜선운동 크루’ 운동 강의 중인 수원 삼성 김민우 선수. 유튜브 갈무리
‘랜선운동 크루’ 강의 중인 수원 삼성 마스코트 아길레온. 유튜브 갈무리
양학선, 신수지 등 전·현직 국가대표 선수들은 모두에게 익숙한 ‘국민체조’를 들고 나왔다.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는 “온몸이 기억하는 국민체조 함께하며 코로나19를 극복하자”며 두 선수를 비롯해 약 20여명이 참여하는 국민체조 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는데, 시민들은 “(역시 국가대표라서) 각이 다르다”라며 감탄하고 있다.
‘친근한’ 트레이너는 유튜브에도 있다. 유튜브 채널 <땅끄부부>는 구독자 202만명에 달하는 국내 최대 운동 관련 유튜브 채널로, 주로 5∼30분 길이의 홈 체력단련 영상이 올라온다. 30대 중반의 평범한 부부인 남편 땅끄씨와 아내 오드리씨가 운영하는데, 동네 이웃이 가르쳐주듯 친근한 설명이 강점이다.
유튜브 채널 땅끄부부의 오드리씨(왼쪽)와 땅끄씨. 땅끄부부는 영어로 고맙다라는 의미의 ‘땡큐’(Thank you)에서 따왔다.
가장 대표적인 콘텐츠는 ‘칼로리 소모 폭탄 운동’(일명 칼소폭). 약 30분 간 가벼운 근력 운동을 포함한 전신 유산소 운동을 함께 한다. 땅끄부부는 항상 환하게 웃는 얼굴이라서 얼핏 ‘쉬워 보인다’는 느낌이 들지만, 막상 따라 하다 보면 미소를 유지하는 게 대단히 어려운 일이라는 걸 알 수 있다.
장애인을 위한 맞춤형 강의도 있다. 인천장애인체육회는 지난달 17일부터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강의 영상을 올리고 있다. 주로 밴드를 가지고 제자리에서 할 수 있는 운동이나, 휠체어를 타고도 할 수 있는 스트레칭과 근력 운동 중심이다.
이준희 기자
givenhapp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