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직전 축구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포즈를 취한 고 정해원 코치. 대한축구협회 제공
1980년대 축구대표팀 간판 공격수 정해원 전 전남 드래곤즈 코치가 간암 투병 끝에 1일 별세했다. 향년 61.
안양공고 출신의 정 코치는 연세대 시절 대표팀에 발탁돼 국제대회에서 활약했고 프로축구 무대에서도 득점왕과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하는 등 공격수로 명성을 얻었다.
축구팬들에게 가장 깊은 인상을 남긴 건 1980년 9월 쿠웨이트에서 열린 아시안컵 대회 때다. 대학 재학 중 대표팀에 승선한 그는 북한과의 준결승에서 0-1로 뒤지던 후반 35분 헤딩 동점 골을 터뜨렸고 후반 44분 역전골까지 넣어 2-1 승리를 이끌었다.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출전을 마지막으로 태극마크를 반납했다. 그의 A매치 기록은 58경기 21골이었다.
프로에서도 화려한 경력을 자랑했다. 1983년 프로축구 개막과 함께 당시 명문 대우 로얄즈(현 부산 아이파크)에 입단했고, 1986년 득점왕(19경기 10골)에 이어 1987년 리그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정 코치는 1983∼1991년 9시즌 동안 154경기 34골 11도움을 기록하고 현역에서 은퇴했다. 9시즌 동안 대우에서만 활약했다.
프로 은퇴 뒤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을 역임했고, 1998년 전남 드래곤즈 수석 코치를 맡았다. 2008년부터는 인천 유나이티드 스카우트로 활동하기도 했다.
이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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