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 스포츠]
코로나19로 급변하는 해외축구 이적시장
온라인 쇼핑몰처럼 선수 목록 나열돼있고
터치 한 번으로 관심 표명도 가능해
대면 없이 화상 대화로 계약 논의까지
코로나19로 급변하는 해외축구 이적시장
온라인 쇼핑몰처럼 선수 목록 나열돼있고
터치 한 번으로 관심 표명도 가능해
대면 없이 화상 대화로 계약 논의까지
지난주 목요일, 전 세계 250개 축구 구단 경영진이 ‘스피드 데이팅’에 참가했다. 이들은 온라인으로 상대방과 화상 대화를 나눴다. 신체 조건과 나이, 건강 상태 등에 대한 질문과 답이 오갔다. 10분 마다 새로운 상대가 나타났고, 버튼을 누르면 모든 과정이 다시 시작됐다.
영국 <가디언>이 8일(한국시각) 소개한 이 풍경은, 선수 이적 플랫폼인 ‘트랜스퍼룸’을 활용한 이적시장의 모습이다. 1년에 약 세차례 열리는 이 행사에서 경영진은 자신의 짝이 아닌 구단에서 뛸 선수를 물색한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접촉을 선호하는 ‘언택트’ 바람이 불면서 온라인 축구 이적시장이 인기를 끄는 모양새다.
유럽에선 선수 이적이 보통 7∼8월 여름 이적시장과 1월 겨울 이적시장에서 이루어진다. 6월은 한창 이적대상 선수를 관찰해야 할 시기다. 하지만 코로나19로 대면 관찰은 불가능한 상황. 트랜스퍼룸은 이런 상황을 파고들었다.
트랜스퍼룸은 자체 데이터베이스와 인공지능을 활용해, 각 구단에 맞는 선수를 추천한다. 키, 나이, 주로 사용하는 발 등이 적혀있다. 구단은 터치 한 번으로 선수에 대한 관심을 표명할 수 있다. 필요한 정보는 화상 대화나 메시지로 얻는다. 이 과정에는 에이전트도 필요 없다.
경제적 이득도 있다. 최종 과정에선 에이전트를 거쳐야 하지만, 중간 과정에선 상대 구단과 직접 소통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에이전트가 만드는 이적료 거품은 줄고, 중간 비용도 감소한다. 판매할 선수를 보다 많은 구단에 홍보할 수도 있다. 코로나19로 재정적 어려움을 겪는 구단에겐 더욱 매력적인 선택지다.
트랜스퍼룸은 2017년 시작한 플랫폼으로, 이용비는 구단이 속한 리그 수준에 따라 매달 165파운드(약 25만원)에서 2500파운드(약 382만원) 정도다. 아스널, 에버턴 등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3개 구단이 가입했고,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유벤투스(이탈리아) 등 전 세계 500개 이상 구단이 속해있다.
이준희 기자 givenhappy@hani.co.kr

트랜스퍼룸이 제공하는 선수 목록 예시. 소속 구단, 이름, 포지션 등이 적혀있다. 이용자는 터치 한 번으로 선수에 대한 관심을 표명할 수 있다. 애플스토어 갈무리

트랜스퍼룸이 제공하는 선수 정보 예시. 국적, 계약기간, 자주 사용하는 발 등이 표시돼있다. 이적 가능 여부를 문의하거나 메시지도 보낼 수 있다. 애플스토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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