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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선수들도 일 응원단도 '깔끔 매너'

등록 2005-02-10 17:15수정 2005-02-10 17:15

3400명의 경찰·경비 인력, 푸른 펜스로 나뉘어진 출입구, 응원단 사이의 ‘완충지대’.

9일 저녁 북한과 일본의 2006 독일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B조 경기가 열린 일본 사이타마 경기장에서는 납치문제와 고조되는 대북제재 주장이 빚어낸 삼엄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그러나 손에 땀을 쥐게 하는 흥미진진한 경기와, 차분하면서도 열띤 양쪽의 응원이 이런 긴장감을 단번에 날려버렸다.

전력이 일본에 못미치는 것으로 여겨졌던 북한팀이 선제골을 먹은 뒤에 놀라운 투지로 반격에 나섰고, 후반 동점골을 넣은 데 이어 막판까지 일본팀과 한치의 양보없는 팽팽한 접전을 펼치자 경기장은 흥분의 도가니로 바뀌었다. 경기 종료를 2분 남기고 터진 일본의 극적 결승골. 첫 승을 고대하며 초조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던 일본 응원단에선 환호가 폭발했다.

그렇지만 경기 내내 쉴새없이 그라운드를 누빈 북한 선수들의 놀라운 운동량과 정신력은 이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기에 충분했다. 관중석의 90%를 파랗게 물들인 일본 응원단은 경기 직전 북한 선수 소개 때와 북한 선수의 거친 행동에 잠깐 야유를 보냈을 뿐, 몰상식한 태도는 보이지 않았다. 북한 선수의 깨끗한 플레이에는 박수도 보냈다. 숫적 열세에 아랑곳 않고 신나는 응원전을 펼친 재일조선인들은 북한 팀이 좋은 경기를 펼친 데 만족해 하면서 이 경기가 양쪽의 우호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일본 언론들은 10일 경기 소식을 일제히 1면 머릿기사로 다루면서 선수들의 수준높은 경기와 응원단의 성숙된 자세가 어울린 ‘멋진 시합’이라는 호평을 아끼지 않았다. 언론들은 일본 프로리그에서 뛰고 있는 재일조선인 안영학·리한재 선수의 활약을 집중 조명하면서 ‘축구를 통한 관계 개선’에 대한 이들의 바람을 크게 소개하기도 했다. <아사히 텔레비전>으로 중계된 이 경기의 간토지방 평균 시청률은 47.2%, 경기 종료 순간엔 57.7%로 치솟아 일본인들의 뜨거운 관심을 반영했다.

도쿄/박중언 특파원 park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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