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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시 챔스리그 우승 뒤에 투헬의 ‘훈련 혁신’ 있었네!

등록 2021-06-01 10:07수정 2021-06-02 02:33

[한준의 프리미어리그 리포트]
경기용 5호 공 대신 작은 공 훈련
파울 막기 위해 ‘테니스 공’ 쥐고
기괴한 그라운드에서 매일 자극 줘
토마스 투헬 첼시 감독. 로이터 연합뉴스
토마스 투헬 첼시 감독. 로이터 연합뉴스
2021년 1월26일 프랭크 램퍼드 감독이 경질되고 후임으로 선임된 토마스 투헬 감독이 부임 4개월여 만에 첼시에 9년 만의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안겼다. 첼시의 승리는 곧 투헬의 승리다. 투헬은 2019~2020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파리생제르맹의 감독으로 결승전을 경험했고, 당시 준우승의 아픔을 1년 만에 스스로 치유했다.

투헬의 승리가 돋보이는 것은 애초 첼시가 결승전의 언더도그로 평가됐기 때문이다. 맨체스터 시티는 2020~2021시즌 프리미어리그를 압도적인 성적으로 우승했고, 카라바오컵 우승을 차지해 트레블을 노리는 상황이었다. 페프 과르디올라 감독은 2008~2009시즌 FC바르셀로나 1군 감독 부임 첫해 스페인 라리가, 코파 델레이,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동시에 이루는 트레블을 달성했다. 리오넬 메시를 ‘가짜 9번’으로 기용하고 절대적인 볼 점유율 우위를 기반으로 강한 전방압박과 ‘티키타카’로 불린 신속한 패스 연결 플레이로 경기를 지배한 과르디올라 전술은 21세기 축구의 유토피아로 불렸다. 그러나 과르디올라 감독은 바이에른 뮌헨으로 자리를 옮긴 후부터 챔피언스리그 트로피를 다시 품지는 못했다. 맨체스터 시티에서도 분수령마다 전술 변화를 시도했다가 악수를 두는 상황이 반복되며 챔피언스리그 우승은 못 했다.

이번 결승전도 투헬 감독이 과르디올라 감독과 전술 대결에서 승리했다는 평가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첼시가 극단적 수비에 역습 전략을 펼칠 것으로 예상하고 홀딩 미드필더 없이 공격수에 가까운 필 포든, 일카이 귄도안, 베르나르두 실바를 중원에 배치하는 공격적인 전술을 준비했다. 공격진은 라힘 스털링, 케빈 더브라위너, 리야드 마레즈로 짝을 맞췄다. 정통 스트라이커와 수비형 미드필더 없이 공격형 미드필더와 윙어 성향의 선수로 6명을 구성한 맨체스터 시티는 첼시의 압박 수비를 뚫지 못했고, 첼시의 역습 한 방에 무너졌다.

첼시는 수비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오른쪽 스리백에 윙백으로 뛸 수 있는 세사르 아스필리쿠에타를 배치하고 측면 공격력이 좋은 리스 제임스를 오른쪽 윙백으로 배치해 측면에서 맞불을 놨다. 전반 42분 결승골은 왼쪽 윙백 벤 칠웰이 안쪽으로 들어오고 2선 공격수 메이슨 마운트가 측면으로 빠져나오는 교차 움직임으로 맨체스터 시티 수비를 교란한 뒤 찔러 넣은 스루패스를 카이 하베르츠가 마무리했다.

램퍼드 감독 체제에서 리그 10위까지 떨어졌던 첼시가 프리미어리그 4위, 축구협회(FA)컵 준우승, 챔피언스리그 우승팀으로 단기간에 거듭난 비결은 투헬 감독의 전술적 혜안보다 훈련 혁신에 있다는 게 현장 지도자들의 평가다.

투헬 감독은 경기용 5호보다 작은 공으로 훈련을 시키거나, 기괴한 형태의 그라운드를 만들어 선수들에게 평소와 다른 생각, 판단, 반응을 유도했다. 선수들 스스로 창조적으로 경기를 운영할 수 있도록 자극한 것이다. 투헬 감독은 선수들이 위험 지역에서 무심결에 상대 공격수를 손으로 잡아 경고를 받고 프리킥, 페널티킥을 내주는 상황을 방지하고자 선수들이 손에 테니스 공을 쥐고 훈련하도록 하기도 했다. 투헬 감독은 선수들이 모든 훈련에 반응하고 자극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매일 같은 방식으로 선수를 발전시킬 수 없으며, 말로 주는 자극이 경기장에서 구현될 수 없다고 믿는다.

투헬 감독은 마인츠05 감독 시절 아우크스부르크에서 뛰던 구자철을 영입하기 위해 집까지 직접 찾아가 설득한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더불어 현 수원FC 수비수 박주호를 인사이드 미드필더로 배치해 능력을 극대화하고 훗날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감독으로 부임해 영입하는 등 한국 축구와도 인연이 깊다.

축구 컬럼니스트 founder@football-a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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