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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 사우디처럼 ‘언더독의 반란’ 가능할까…“희망이 있다”

등록 2022-11-23 08:12수정 2022-11-23 18:38

손흥민이 22일(현지시각) 오후 카타르 도하 알 에글라 훈련장에서 패스 연습을 하기 전 안면 보호대를 착용하고 있다. 도하/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손흥민이 22일(현지시각) 오후 카타르 도하 알 에글라 훈련장에서 패스 연습을 하기 전 안면 보호대를 착용하고 있다. 도하/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22일(현지시각) 사우디아라비아가 카타르 루사일에서 아르헨티나를 2-1로 이겼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3위가 3위를 잡아낸 기념비적인 ‘자이언트 킬링’이다. 사우디는 월드컵 역사에서 아르헨티나를 꺾은 첫 아시아 팀으로 기록됐고, 아르헨티나는 2년4개월간 이어온 36경기 무패 행진을 마감했다. 이날 훈련 전 기자회견장을 찾은 한국의 김진수(전북 현대)는 이 경기의 의미를 이렇게 해석했다.

“축구라는 스포츠에는 강팀이 지는 경기도 있고 약팀이 이기는 경기도 있다. 같은 아시아 국가로서 우리에게도 희망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의 말처럼 우루과이와 일전을 앞둔 한국에는 ‘언더도그’의 반전이 절실하다. 피파 랭킹에서 한국(28위)은 우루과이(13위)보다 15계단 밑이다. 선수단 가치 총액으로 따지면 우루과이는 5억9000만유로(8228억원)로 카타르월드컵 참가국 중 9번째로 높다. 한국은 1억5900만유로(2217억원)로 32개국 중 26위다. 아르헨티나와 사우디의 차이만큼 극적이진 않지만, 이변의 비결을 들여다볼 필요는 있다.

사우디의 승리에는 여러 가지 요소가 작용했다. 8만석 규모의 루사일 스타디움을 사실상 안방으로 만들어버린 사우디 팬들의 화력이 아르헨티나 선수들을 얼어붙게 했고, 이번 대회부터 도입된 반자동 오프사이드 판독기술(SAOT)의 덕도 봤다. 무엇보다 핵심은 정교한 수비 라인 컨트롤과 간격 유지에 있었다. 사우디는 마냥 아래로 물러서지도 무턱대고 올라가지도 않으면서 공간 지배력을 놓치지 않았다.

사우디는 최종 수비 라인을 높게 올리고 미드필더와 미드필더 사이, 미드필더와 수비수 사이 간격을 촘촘하게 좁혀 중원으로 들어오는 공과 선수를 제어했다. 중앙이 막힌 아르헨티나는 측면으로 공을 돌리며 시간을 허비했고 과감하게 침투를 도모했을 때는 오프사이드에 걸렸다. 이날 한 경기에서 아르헨티나가 범한 오프사이드는 10개. 4년 전 러시아월드컵에서 네 경기를 치르면서 기록한 것(6개)보다 두 배 가까이 많다.

사우디아라비아 축구대표팀 선수들과 관중들이 22일(현지시각) 오후 카타르 루사일 경기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C조 1차전 아르헨티나와의 경기에서 2-1 역전승을 거둔 다음 기뻐하고 있다. 루사일/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사우디아라비아 축구대표팀 선수들과 관중들이 22일(현지시각) 오후 카타르 루사일 경기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C조 1차전 아르헨티나와의 경기에서 2-1 역전승을 거둔 다음 기뻐하고 있다. 루사일/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구자철<한국방송>(KBS) 해설위원은 유튜브 방송에서 벤투호의 가장 인상적인 경기로 지난해 11월 이라크와 월드컵 3차 예선 경기를 꼽으며 “미드필더를 덜 뛰게 돕는 수비라인 컨트롤이 그 경기의 핵심이었다. 그 사소한 차이가 3-0 승리를 만들었다”라고 평한 바 있다. 이라크와 아르헨티나와 우루과이를 단순 비교할 수는 없지만 라인 지휘가 강팀이든 약팀이든 승리의 기틀을 놓는다는 분석이다.

경기를 현장에서 중계한 한준희 <한국방송> 해설위원은 “사우디의 간결하고 일사불란한 수비 조직은 분명 이번 대회에 임하는 모든 언더도그의 교본이 될 만하다”라고 했다. 다만 “사우디는 수비라인 컨트롤을 실수 없이 해냈고 골키퍼와 수비진의 투혼도 대단했다. 이 모든 일이 잘되기란 쉽지 않다”고 덧붙이며 선을 지키는 일의 난도를 설명했다.

벤투호는 승리를 위한 ‘적정선’을 유지할 수 있을까.

도하/박강수 기자 turn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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