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김민재가 24일(현지시각)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 우루과이와 경기에서 다르윈 누녜스를 수비하다 부상을 입고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알라이얀/연합뉴스
우루과이전 후반 17분께, 지켜보는 이들의 가슴을 철렁하게 만든 장면이 나왔다. 디에고 고딘(사르스필드)의 롱패스에서 시작된 우루과이의 역습 상황, 질주하는 다르윈 누녜스(리버풀)에 따라붙던 김민재가 미끄러지면서 넘어졌고 주저 앉아 약 2분 동안 일어서지 못했다. 이내 김민재는 다시 그라운드로 돌아와 풀타임을 소화했지만 우려는 가시지 않았다.
김민재는 24일(현지시각) 경기 뒤 믹스드존(공동취재구역)에서 기자들과 만나 “검사를 받아 봐야 알겠지만 심각한 건 아닌 거 같다”라고 말했다. 그는 “종아리 근육이 올라오면서 넘어졌다. 근육 부상이 처음이라 정확히는 모르지만 심하지는 않다”라고 부연했다. 대한축구협회 역시 “의무팀에서 매일 선수들 몸 상태를 체크하는데 (김민재 부상 관련) 특이사항은 아직 없다”라고 밝혔다.
김민재는 “제가 경기하면서 긴장한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처음으로 긴장을 많이 했다. 땀도 많이 나고 운동장에 도착하지도 않았는데 심장이 두근거리고 좋은 경험을 했다”라고 했다. 이어서 그는 “긴장을 좀 많이 해서 오늘은 ‘쉽게 하자’, ‘하던 대로 하자’ 이런 생각을 속으로 하면서 밀리는 모습을 보여주기 싫었다”라고 덧붙였다. 90분 내내 든든하게 우루과이 공격수를 막아 세웠던 에이스 수비수의 고백이다.
한국 김민재와 우루과이 마티아스 올리베라, 루이스 수아레스가 헤더 경합을 벌이고 있다. 알라이얀/연합뉴스
그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일본의 경기를 언급하며 긴장을 가중한 요인으로 꼽았다. 김민재는 “일본이 (독일을) 이기고 나서 긴장이 많이 되더라”라면서 웃었다. 그는 “(사우디와 일본 경기가) 부담도 부담이었는데 솔직히 부러웠다. 운이 좋았다고도 할 수 있지만 저희가 보기에는 이기고자 하는 마음이나 뛰는 양이나 승리 자격이 있는 경기였다. 우리도 저렇게 해야겠다 마음가짐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선수들은 모두 성치 않은 몸으로 사력을 다해 뛰고 있다. 부상 여파가 있었던 김진수(전북) 역시 “여기 있는 모든 선수들 안 아픈 곳이 없다. 저도 그렇고 진통제를 먹고 뛰는 선수들이 많다”라고 말했다. 혈투를 마친 대표팀은 25일 회복 훈련을 진행한 뒤 다시 28일 가나전을 정조준하고 새 싸움을 준비할 예정이다.
알라이얀/박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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