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의 페드로 미구엘이 25일(현지시각)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A조 2차전 세네갈과 경기에서 선제 실점한 뒤 주저앉아 있다. 도하/AP 연합뉴스
첫 골은 넣었으나 첫 승리는 없었다. 개최국 카타르의 탈락이 가시화됐다.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이어 조별리그를 통과하지 못한 두 번째 월드컵 개최국이 될 위기다.
카타르는 25일(현지시각)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A조 2차전 세네갈과 경기에서 1-3으로 패했다. 이로써 카타르는 A조에서 유일하게 2패를 기록, 벼랑 끝으로 내몰렸다. 이어지는 경기에서 네덜란드가 에콰도르에 지고 에콰도르가 3차전에서 세네갈을 꺾은 뒤 카타르가 3차전을 다득점으로 승리한다면 가능성이 없지 않지만, 카타르의 마지막 상대는 네덜란드다. 사실상 불가능한 과제다.
카타르의 수비는 이날도 어수선했다. 파이브 백을 들고 나왔음에도 모래알 같은 조직력을 좀처럼 정비하지 못하며 무기력한 실점을 반복했다. 카타르는 전반 41분 수비수 부알렘 후히(알 사드)의 걷어내기 실책을 놓치지 않은 세네갈 공격수 불레유 디아(살레르니타나)에게 선제골을 내줬다. 이후 후반 시작 4분 만에 세네갈의 파마라 디에디우(알란야스포르)가 코너킥 상황에서 헤더로 추가골을 넣었다.
절체절명의 입장이 된 카타르는 후반전 의지를 불살랐고 마침내 월드컵 첫 골을 쐈다. 후반 33분 역습 상황에서 교체로 들어온 모하메드 문타리가 이스마엘 모함메드(이상 알 두하일)의 크로스를 받아 타점 높은 헤더로 세네갈 골망을 갈랐다. 환호하는 카타르 선수들과 함께 안방 관중석도 들끓었지만 희망은 오래 가지 않았다. 실점 6분 만에 세네갈의 밤바 디엥(마르세유)이 세번째 골로 쐐기를 박았다.
세네갈의 파마라 디에디우(왼쪽)가 추가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도하/로이터 연합뉴스
최초의 중동월드컵 개최국으로 야심 찬 월드컵 데뷔를 꿈꿨던 카타르의 도전은 ‘92년 만의
개최국 첫 경기 패배’ 같은 불명예만 남기고 종결될 위기에 처했다. 한국시각으로 오는 30일 자정 네덜란드와 3차전에 따라 사상 처음으로 무승 혹은 전패로 대회를 마감한 개최국이 될 가능성도 있다. 이날도 경기에 가망이 없다고 생각한 카타르 안방팬들은 경기장에서 조기 퇴근하며 듬성듬성 관중석을 비웠다.
반면, 네덜란드전에서 후반 막판 무너지며 아쉬운 패배를 맛봤던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챔피언’ 세네갈은 카타르를 잡아내며 16강 토너먼트로 향하는 희망을 살려냈다. 곧바로 이어지는 네덜란드와 에콰도르 경기 결과 그리고 30일 치러지는 에콰도르와 마지막 3차전 결과에 따라 20년 만의 조별리그 통과 여부가 갈린다. 세네갈의 역대 최고 성적은 2002 한·일월드컵 당시 8강이다.
도하/박강수 기자
turner@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