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루과이전 뒤 언론과 인터뷰 중인 황의조. <에스비에스>(SBS) 중계화면 갈무리
우루과이전 뒤 황의조의 인터뷰를 통역사가 거부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는데,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애초 당시 현장에는 통역사가 존재하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문제가 된 장면은 24일(한국시각) 열린 한국과 우루과이의 2022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이 끝난 뒤 진행된 황의조의 방송 인터뷰 때 나왔다. 한 외신기자의 통역 요청에도 불구하고, 전혀 통역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영어로 (통역을) 해줘야 하는 게 아니냐”는 황의조를 향해 “당신은 한국어로 대답하면 된다”고 말하는 남성의 목소리가 포착돼, 통역사가 통역을 거부한 게 아니냐는 논란이 불거졌다.
<한겨레> 취재결과 통역 거부 논란은 사실이 아니었다. 대한축구협회는 27일 <한겨레>에 “해당 인터뷰는 피파(FIFA) 미디어 담당자가 각 국가 주관 방송사와 같이 진행하는 인터뷰로, 경기 뒤 그라운드나 터널(통로) 등에서 열린다”며 “(해당 인터뷰는) 타국 주관 방송사도 희망할 시 참여할 수 있다. (다만) 황의조 인터뷰는 (피파) 미디어 담당자가 통역이 필요 없다고 해서, 애초 통역사가 있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현장에서 외국 기자의 질문을 통역해 황의조에게 전달해준 남성은 전문 통역사가 아니라 인터뷰를 모니터링하는 대한축구협회 스태프다.
사실 경기 직후 이뤄지는 방송 인터뷰나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 인터뷰 때는 통역사가 따로 배치되지 않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경기 직후 이뤄지는 인터뷰 특성상 불확실성이 크고, 대체로 같은 국적 언론사가 참석하기 때문이다. 각 선수단 베이스캠프에서 이뤄지는 인터뷰도 통역사가 배치되는 경우는 드물다.
이는 올림픽 등 다른 국제대회도 마찬가지다. 실제 2020 도쿄올림픽 여자배구 4강 세르비아와 동메달 결정전 때도 비슷한 상황이 있었다. 이날 경기 뒤 믹스트존에 외신기자가 등장해 국가대표로서 마지막 경기를 치른 김연경 인터뷰를 시도했지만, 미리 준비된 통역사가 없어서 질의·응답을 진행할 수 없었다. 해당 기자는 한국 기자들의 도움을 받아 인터뷰 내용 일부를 파악할 수 있었다.
물론 월드컵이나 올림픽 내내 통역이 제공되지 않는 건 아니다. 카타르월드컵의 경우 경기 하루 전 메인 미디어센터에서 열리는 공식 기자회견은 피파가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해 각 나라 언어로 동시통역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한국어 통역 역시 제공된다. 메인 미디어센터에서 열리는 공식 기자회견이고, 각국 언론사가 두루 참여하기 때문이다.
이준희 기자
givenhappy@hani.co.kr, 도하/박강수 기자
turner@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