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일본이 약체로 여겨진 코스타리카에 덜미를 잡혔다. 16강 진출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죽음의 E조’의 판세는 예측불허다.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이 이끄는 일본 축구대표팀이 27일(현지시각)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E조 2차전 코스타리카와 경기에서 0-1로 졌다. 독일전 승리(2-1)로 1승1패를 기록한 일본은 16강 진출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12월1일 스페인과의 마지막 경기에 운명이 달렸다.

반면 스페인과의 1차전에서 0-7 대패를 당한 코스타리카는 1승1패로 16강 희망을 살리게 됐다. 코스타리카는 독일과 조별리그 최종전을 치른다.

일본은 이날 코스타리카를 맞아 독일전 때와 달리 중원과 공격진에 5명의 선수를 새로운 얼굴로 채웠다. 가마다 다이치(프랑크푸르트)만이 유일하게 다시 출전했다. 미나미노 다쿠미(AS모나코) 등 핵심 선수는 후반전을 위해 배제했다. 이에 비해 코스타리카는 1차전 때의 선수진을 그대로 유지했다.

두 팀은 수비를 두텁게 하면서 안전한 경기 운영을 하면서 전반에 결정적인 기회를 잡지 못했다.

하지만 후반엔 격랑이 일었다.

모리야스 일본 감독이 후반 시작부터 1차전 득점원 아사노 다쿠마(보훔)를 투입했고, 이후 공격의 스피드를 활용한 일본은 2분간 4차례 슈팅을 생산하는 등 상대를 거세게 몰아붙였다. 후반 15분에는 미드필더 미토마 가오루(브라이턴)가 가세하면서 고삐를 더 조였고, 후반 15분과 25분에 아크 안쪽에서 상대 수비수의 파울로 두 차례 프리킥 기회를 얻어냈다.

하지만 키커로 나선 소마 유키(나고야)의 킥이 골 가로대를 넘어가거나 수비벽에 맞고 튕겨 나왔다.

이게 화근이 됐다. 웅크렸던 코스타리카는 점유율과 슈팅수에서 밀렸지만, 단 한 차례 찾아온 기회를 꽉 잡은 것이다. 코스타리카는 후반 35분 짜임새는 없었지만 공을 최전방까지 연결했고, 전후반 유일하게 찾아온 케이셔 풀러의 골지역 정면 유효슈팅은 일본 골키퍼 곤다(시미즈)의 손끝을 스친 뒤 골망을 흔들었다.

실점한 일본은 미나미노를 투입하며 추가시간 6분이 주어진 막판까지 총력전을 폈으나 케일러 나바스(파리생제르맹) 골키퍼의 눈부신 선방에 막혀 땅을 쳤다. 슈팅수 13-4의 우세도 소용이 없었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