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이강인이 28일(한국시각)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H조 2차전 가나와 경기에서 슈팅하고 있다. 알라이얀/연합뉴스
팬들이 목놓아 외치던 그 이름은 그라운드에 오르자마자 경기 분위기를 완전히 뒤집었다.
‘골든 보이’ 이강인(마요르카)이 28일(한국시각)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H조 2차전 가나와 경기에서 후반 12분 교체 투입돼 1분 만에 도움을 기록하는 등 폭발적인 활약을 펼쳤다. 파울루 벤투 감독 앞에서 자신의 진가를 확실히 증명한 경기였다.
이강인은 월드컵 전부터 한국 축구대표팀 최대 화제였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개막 후 4경기 연속 공격포인트(1골3도움)를 기록하며 쾌조의 컨디션을 보여줬음에도 계속 대표팀에서 탈락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3월 일본과 평가전 이후 약 1년6개월 동안 태극마크를 달지 못할 정도였다.
이강인 기용 문제가 절정에 달한 건 지난 9월이었다. 벤투 감독은 1년6개월 만에 이강인을 대표팀에 호출했지만, 이달 열린 코스타리카-카메룬과 평가전에서 이강인을 그라운드에 내보내지 않았다. ‘0분 출전’. 서울월드컵경기장을 가득 채운 팬들이 이강인의 이름을 연호해도 묵묵부답이었다.
이강인이 28일(한국시각)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H조 2차전 가나와 경기에서 드리블하고 있다. 알라이얀/연합뉴스
최종명단에 포함되며 우여곡절 끝에 카타르행 비행기에 올랐지만, 이강인이 얼마나 많은 기회를 받을지는 의문이었다. 하지만 벤투 감독은 1차전 우루과이전과 2차전 가나전에서도 모두 이강인에게 기회를 줬다. 비록 선발 출장은 아니었지만, 아예 기용 자체를 하지 않았던 과거보다는 유연한 모습이었다.
어렵사리 기회를 잡은 이강인은 자신의 가치를 실력으로 증명했다. 0-2로 끌려가던 한국은 이강인이 들어오자마자 기세를 올리기 시작했다. 특히 이강인이 투입 1분 만에 상대 진영 왼쪽 측면에서 공을 빼앗은 뒤 환상적인 크로스로 조규성(전북 현대)의 머리에 연결하는 장면은 백미였다. 만회골을 뽑은 한국은 3분 만에 다시 동점골을 넣으며 경기를 동률로 만들었다.
비록 2-3으로 끝내 패했지만, 이강인은 이날 수차례 위협적인 기회를 만들며 한국 대표팀의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했다. 전반전에 완전히 가나의 페이스에 말렸다면, 후반전에는 ‘우리의 축구’를 하는 모양새였다.
이제 한국은 1무1패라는 무거운 성적을 안고 12월3일 오전 0시 3차전에서 포르투갈을 만난다. 이강인은 마지막 최종전에서 선발 라인업에 오를 수 있을까. 모든 것은 벤투 감독의 결정에 달려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28일(현지시각) 오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시티 경기장에서 열린 가나와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에서 이강인을 투입하기 전 지시사항을 말하고 있다. 알라이얀/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이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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