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이 3일 오전(한국시각)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 포르투갈과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며 16강 진출에 성공하자 울먹이며 이재성을 향해 가고 있다. 알라이얀/연합뉴스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또 울었다. 하지만 4년 전, 8년 전과는 전혀 다른 의미의 눈물이었다. 벅찬 기쁨의, 환희의 눈물이었다.
한국은 3일 오전(한국시각)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H조 포르투갈과 마지막 3차전에서 2-1로 이겼다. 전반 27분 김영권(울산)이 동점골, 후반 46분 황희찬(울버햄프턴)이 극적인 역전골을 넣었고 같은 시각 열린 H조 다른 경기에서 우루과이가 가나를 꺾어주면서 조 2위로 12년 만에 16강에 진출했다. 주심이 경기 종료 휘슬을 불자 손흥민은 카본 마스크를 벗고 눈물을 펑펑 쏟아냈다. 2014 브라질월드컵, 2018 러시아월드컵 때 그라운드 위에 떨군 눈물과는 농도가 달랐다.
손흥민은 경기 뒤 방송 인터뷰에서 “처음에 실점하면서 정말 엄청 어려운 경기였는데 선수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이렇게 한 발 더 뛰어주고 다 희생해준 결과라고 생각한다”라면서 “2018년에도 정말 최선을 다했지만 이런 결과를 얻어내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정말 특별하게 결과까지 얻게 돼 너무 기쁘고 선수들이 정말 자랑스럽다”고 했다. 또다시 눈물을 흘린 이유에 대해서는 “이 순간을 상당히 많이 기다려왔고 우리 선수들 분명히 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더 너무 잘해줬고 오히려 주장인 내가 더 부족했는데 커버해주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너무 고마웠다”는 이유를 댔다. 통산 월드컵 3번째 출전인 손흥민이 16강 무대를 밟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손흥민은 G조 1위가 예상되는 브라질과 경기에 대해 “사실 16강 올라가는 게 우리한테 가장 큰 목표였는데, 최선을 다하겠고 축구 결과는 아무도 모른다. 며칠 동안 준비 잘 해서 좋은 경기 보여드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가나전 레드카드 퇴장으로 이날 벤치를 지키지 못한 파울루 벤투 대표팀 감독에 대해서는 “감독님 마지막 경기를 벤치에서 같이 할 수 있어서 너무 감사드린다”고 했다.
손흥민의 마스크 투혼은 6일 오전 4시 열리는 16강전에서도 이어질 예정이다.
3일 오전(한국시각)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 대한민국과 포르투갈 경기. 포르투갈을 2-1로 이기며 16강 진출에 성공한 뒤 손흥민이 마스크를 벗고 활짝 웃고 있다. 엠비씨 중계 화면 갈무리
김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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