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전(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 대한민국과 포르투갈 경기. 대표팀 손흥민이 마스크를 손에 들고 달리고 있다. 알라이얀/연합뉴스
미국 <이에스피엔>(ESPN)은 포르투갈전 종료 뒤 손흥민(토트넘)에게
다음과 같은 헌사를 바쳤다. “손흥민은 한달여 전 왼쪽 눈 주변에 다중 골절상을 당했으나 월드컵에서 한국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고, 마지막 91분 한국을 16강으로 보내는 어시스트를 만들어냈다. 캡틴. 리더. 레전드.”
2일(현지시각)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새로운 기적을 쓴 한국 대표팀의 중심에는 손흥민이 있었다. 2022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 포르투갈과 1-1로 맞선 후반 추가시간 91분 한국 진영에서 역습 기회를 잡은 손흥민은 그대로 상대 페널티박스 부근까지 공을 달고 질주했다. 수비수 셋에게 둘러싸이자 손흥민은 침착하게 버티며 숨을 골랐고 왼쪽에서 달려들어오는 황희찬(울버햄프턴)을 보고 오른발로 패스를 밀어줬다. 포르투갈에 패배를, 한국에 16강을, 우루과이에 탈락을 안긴 치명적인 ‘어시스트’였다.
3일 오전 (한국시각)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 대한민국과 포르투갈 경기. 2-1로 승리하며 경기가 종료되자 손흥민이 울며 기뻐하고 있다. 알라이얀/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지난 두 경기를 모두 선발로 풀타임 소화했으나 번번이 득점 기회를 놓치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손흥민은 결국 결정적 순간 가장 결정적인 한 방을 성사시켰다. 한 번의 스프린트로 상대 수비 6명의 시선을 집중시킨 뒤 절묘한 패스를 찌른 마지막 장면은 파울루 벤투 감독이 어째서 에이스를 끝까지 그라운드에 남겨두는지에 대한 대답이 됐다. 영국 <비비시>(BBC)는 손흥민을 최우수 선수(플레이어 오브 더 매치)에 뽑으며
평점 9.15점을 줬고, 축구 통계 매체 <후스코어드닷컴>도 손흥민에 양 팀 통틀어
최고점인 7.9점을 매기며 최고의 선수로 꼽았다.
손흥민이 2일 저녁 (현지시각)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 대한민국과 포르투갈 경기에서 코너킥을 차러 가고 있다. 알라이얀/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경기 종료 뒤 믹스트존에서 취재진과 만난 손흥민은 “저희가 이길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많이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도 선수들이 믿음을 끝까지 놓지 않고 이런 결과를 얻어냈다”라며 “(동료) 선수들이 얼마나 노력했는지 제일 가까이서 봐 왔고, 이 선수들은 분명히 여기보다 더 높은 위치로 갈 자격이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기뻤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수술한 지 한 달 정도 됐고 뼈가 붙는 데는 최소 석 달은 걸린다. 이제 실처럼 살짝 붙었다고 할 수 있을 텐데, 저는 이렇게 해야 하는(경기를 뛰어야 하는) 위치이고, 제가 좋아서, 제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해서 한 거다”라고 했다.
3일 오전(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 대한민국과 포르투갈 경기. 대표팀 손흥민이 드리블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알라이얀/연합뉴스
세 번째 월드컵에서 마침내 기쁨의 눈물을 쏟은 손흥민은 “너무 좋지만 끝난 게 아니다. 저희가 16강을 항상 얘기했지만, 더 나아갈 수 있다면 그러기 위해 노력을 할 거다. 지금 선수들이 매우 좋아하고 감정적으로 들떠 있지만, 오늘까지만 이 감정을 유지하고 내일부터는 또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또 하나의 기적을 쓸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각오를 전했다. 한국은 한국시각으로 오는 6일 새벽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 브라질과 16강전을 치른다.
알라이얀/박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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