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드보카트 감독이 독일월드컵에 출전할 명단을 발표하고 있다.
이종근 기자root2@hani.co.kr
최종엔트리, 아드보 직접발표 왜?
아드보카트 감독이 11일 독일월드컵 최종엔트리를 선거 개표결과 발표하듯 한 이유는 무엇일까? 홈페이지나 보도자료를 통해 최종 엔트리 명단을 발표하는 외국에서도 볼 수 없는 광경이다. 또 2002 한-일월드컵과 비교해도 눈에 띈다.
언제나 특유의 자신감과 여유를 과시하는 아드보카트 감독은 선수의 이름을 하나씩 부르면서 카리스마를 과시했다. 마치 절대권력을 가진 것처럼 보였다. 월드컵까지 남은 시간은 한달. 조직력을 끌어올리고 전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이런 방식을 택했는지 모른다. 직접 발표하는 모습이 방송을 통해 생중계되면서 아드보카트 감독은 국민들에게도 강한 인상을 남겼다.
대한축구협회 한 관계자는 새로운 방식의 최종엔트리 발표에 대해 “코칭 스태프에서 발표 방식을 먼저 건의해 왔다”고 말했다. 독일 월드컵이 한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월드컵 분위기가 달궈지길 바라는 축구협회로서도 이를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월드컵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잘 알고 있는 아드보카트 감독도 이 기회를 적극 활용했다. 송종국 선수를 호명할 때에는, ‘씨익’ 웃으며 언론의 관심이 이제는 풀렸느냐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작은 장군’ 아드보카트 감독은 그동안 결정적인 질문들이 나오면 “그건 감독이 결정할 사안이다. 누구도 간섭할 수 없다”며 단호하게 잘라버렸다. 그러나 부드러운 분위기가 필요할 때는 늘 농담을 섞어가며 긴장을 풀게 만들었다.
축구 감독은 선수를 장악해야 할 뿐 아니라 언론도 잘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다양한 방식으로 상대를 다루는 아드보카트 감독을 보면, ‘작은 장군’의 머릿속에 또 어떤 생각들이 숨어있을지 궁금해진다.
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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