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이 세네갈과의 평가전 다음날인 24일 오전 회복훈련에 참가해 보스니아-헤르체코비나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젠 ‘형님’들이 ‘아우’들에게 한 수 보여줄 차례다.
23일 세네갈과의 평가전에 결장한 이영표(토트넘 홋스퍼),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을용(트라브존스포르) 등 유럽파 3인방이 26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와의 평가전 출격명령을 기다리고 있다.
딕 아드보카트 감독은 소속팀에서 많은 경기를 소화한 이영표와 이을용의 휴식을 위해 세네갈전 때 벤치에 앉혔다. 오른발 바깥쪽 인대가 가볍게 손상됐으나 최근 정상적인 훈련을 받고있는 박지성은 발목이 악화되지 않도록 아예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이들 3명을 출전시키지 않은 이유에 대해 “무리수를 띄울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대신 김두현(성남 일화) 백지훈(FC서울) 김동진(〃) 등을 90분간 출전시켜 젊은피들의 기량을 점검했다.
지성·영표·을용 26일 보스니아전 출격태세
아드보카트 감독은 “어린 선수들이 팀을 위해 얼마나 공헌하는지 보려고 했다”고 말했다. 감독은 “만족스러운 경기였다”고 자평했지만, ‘아우’들의 플레이는 전반적으로 매끄럽지 못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중원에서 상대의 패스흐름을 효과적으로 차단하지 못해 수비수들의 부담을 가중시켰고, 전방 공격수와의 패스호흡도 잘 맞지 않았다. 빈공간으로 부지런히 움직여 수비진을 흔드는 플레이도 눈에 띄지 않아 ‘형님’들의 필요성을 오히려 부각시켰다.
보스니아전이 끝나고 27일 최종 훈련지인 스코틀랜드로 떠나는 대표팀은 국내에서의 마지막 평가전을 승리로 장식하고 기분좋게 장도에 오르는 것이 중요하다. 이영표와 이을용도 세네갈전 때 감독의 배려로 쉬었을 뿐 몸 상태는 문제가 없다. 박지성도 지난 21일부터 자체 연습경기를 모두 뛰며 정상적인 훈련량을 소화하고 있다. 특히 독일월드컵 G조 3차전 상대인 스위스를 염두해 부른 보스니아의 전력이 만만치 않다. 이번에 내한한 21명 중 17명의 신장이 1m80이 넘는 등 체격이 한국을 압도한다. 독일월드컵 유럽예선에 참가한 즐라탄 바이라모비치(샬케04), 안정환의 팀 동료 이비카 그를리치(뒤스부르크) 등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뛰는 선수들이 다수 포함됐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세네갈전에 뛰지 않은 조재진(시미즈 에스 펄스), 김영철(성남 일화), 김상식(〃) 등을 투입해 컨디션을 점검할 가능성도 있다. 이영표는 “감독님의 결정에 따를 뿐이지만 몸 상태는 괜찮다”며 “유럽 선수들은 컨트롤 능력이 좋다. 보스니아전은 상대가 경기를 지배하고자 할 때 우리가 어떻게 대처해 나가야 하는 지를 점검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24일 입국한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대표팀의 블라츠 슬라코비치(47) 감독은 “이번 평가전은 한국이 독일월드컵 본선에서 스위스와 대결을 준비하는데 충분한 도움이 될 것”이라며 “우리는 분명히 이기러 이곳에 왔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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