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전사들이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를 누른 뒤 독일 출정식을 갖고 환호하는 관중들을 향해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이정용 기자 lee312@hani.co.kr
전반 설기현 헤딩슛 이끈 환상패스
후반엔 조재진 ‘출정 쐐기골’ 도와
후반엔 조재진 ‘출정 쐐기골’ 도와
딕 아드보카트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도 그냥 떠나기는 싫었던 것 같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27일 영국 스코틀랜드로 떠나기 전 국내팬들에게 승리의 갈증을 풀어주려는 의도가 분명했다. 사실상 베스트11에 가까운 멤버를 총가동하며 국내에서의 마지막 평가전에 힘을 쏟았다.
26일 저녁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보스니아-헤르체코비나와의 평가전. 국내일정을 정리하는 이번 경기에 아드보카트 감독은 선발과 교체멤버의 구상을 그라운드에서 내비치며 선수들의 치열한 막판 경쟁을 유도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미드필더 정삼각형의 꼭지점에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을 세웠다. 박지성의 활발한 움직임을 지원하기 위해 압박이 좋은 이을용(트라브존스포르)과 김남일(수원 삼성)을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란히 받쳤다. 전문가들이 예상하는 최강의 미드필더 조합이다. 최전방 트라이앵글 공격진에는 세네갈전에 이어 ‘설기현(울버햄프턴)-안정환(뒤스부르크)-이천수(울산 현대)’를 세네갈전에 이어 또 배치했다. 설기현의 컨디션이 나쁘지만 이들 3명에 거는 신뢰가 적지않음을 보여준다.
좌우윙백은 이영표(토트넘 홋스퍼)와 조원희(수원 삼성)를 포진시켰다. 발목과 허벅지가 좋지않은 송종국(수원 삼성)의 회복여부가 관건이지만 ‘이영표-조원희’조합에 점점 무게감이 실린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최진철(전북 현대) 대신 ‘김진규(주빌로 이와타)-김영철(성남 일화)’을 선발로 출전시키며 아직 안정감을 주지못하는 중앙수비진에 대한 고민의 흔적을 드러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후반 20분 이천수 대신 박주영(FC서울)을 교체투입하며 월드컵에서 스무살 축구천재가 조커로 충분히 활용가치가 있음을 팬들에게 알렸다.
경기에서는 ‘양박(朴)’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감독이 ‘빅(Big)박’으로 부르는 박지성은 공격형 미드필더로 선발출전했지만, 후반 35분 설기현 대신 김두현(성남 일화)이 투입되자 오른쪽 윙포워드로 자리를 옮겼다. 감독이 월드컵에서도 여러 포지션을 소화하는 박지성을 경기상황에 따라 두루 활용할 수 있음을 엿보게한다.
전반전에서 선수들은 컨디션이 아직 정상궤도에 오르지 않은 듯 몸이 무거워 보였다. 하지만 한국은 후반전에서 미드필더와 측면을 종횡무진 뛰어다니는 박지성의 창조적인 공간창출로 공격에 가속도를 붙였다. 첫골도 박지성의 발끝에서 시작됐다. 후반 5분 박지성이 수비수의 뒷공간으로 절묘하게 공을 넘겨주자 이천수가 달려가 크로스를 올렸다. 안정환의 빗맞은 슛이 문지기를 맞고 나오자 설기현이 달려들며 머리로 골을 결정지었다.
한국은 후반 47분 교체투입된 조재진의 감각적인 골로 2-0으로 기분좋게 승리했다. 안정환의 자리를 위협한 조재진의 골은 빈공간으로 달려가 공을 받았지만 무리하게 골욕심을 부리지않은 어린 박주영의 침착한 패스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송호진 박현철 기자dmzsong@hani.co.kr
선제골 넣는 설기현. 26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축구대표팀 평가전에서 설기현이 후반 헤딩슛으로 선제골을 넣고 있다.(서울=연합뉴스)
좌우윙백은 이영표(토트넘 홋스퍼)와 조원희(수원 삼성)를 포진시켰다. 발목과 허벅지가 좋지않은 송종국(수원 삼성)의 회복여부가 관건이지만 ‘이영표-조원희’조합에 점점 무게감이 실린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최진철(전북 현대) 대신 ‘김진규(주빌로 이와타)-김영철(성남 일화)’을 선발로 출전시키며 아직 안정감을 주지못하는 중앙수비진에 대한 고민의 흔적을 드러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후반 20분 이천수 대신 박주영(FC서울)을 교체투입하며 월드컵에서 스무살 축구천재가 조커로 충분히 활용가치가 있음을 팬들에게 알렸다.
한국-보스니아전 기록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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